상주마을교육공동체 작은문화제 봄꽃처럼 피다
상태바
상주마을교육공동체 작은문화제 봄꽃처럼 피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4.15 16:09
  • 호수 79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일 상주초 운동장에서는 벚꽃나무 아래서 마을잔치가 열렸다.
지난 8일 상주초 운동장에서는 벚꽃나무 아래서 마을잔치가 열렸다.

 벚꽃이 만개한 4월의 봄날, 상주초등학교(교장 하남칠) 운동장에서는 마을 주민과 학부모, 교사와 아이들이 어울려 벚꽃마켓과 작은 문화제 한마당, 남해상주마을교육공동체 작은문화제가 열렸다. 
 지난 8일 오후 상주초 운동장에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커다란 가방에 돗자리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운동장 한켠에 아이들과 어른들은 돗자리를 깔고 준비해온 장난감, 운동화, 옷가지 등을 진열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펼치는 아이들의 봄맞이 `아나바다` 벼룩시장이다. 올해는 다행히 벚꽃 피는 시기와 맞아 `벚꽃마켓`으로 명명됐다. 말이 아이들 벼룩시장이지 이건 마을과 학교가 벌이는 잔치라 하는 게 맞겠다. 
 학교에서는 운동장은 물론 천막과 테이블, 김밥과 물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주민들은 안 쓰는 귀한 물건들을 들고 나와 자선바자회를 열고 팝콘을 튀기고 어묵탕과 꿀떡을 준비했다. 이날 자선바자회에서 번 수익금은 새로 공간을 마련한 상상놀이터 후원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상상놀이터는 동고동락협동조합의 돌봄사업으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마을 주민들이 좀더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아이들 돌봄을 펼쳐갈 거란다.
 이렇게 벚꽃나무 그늘 아래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장이지만, 장충남 군수와 심현호 교육장도 방문했다. 상주마을교육공동체가 앞으로도 잘 이어지길 바라는 응원과 지지였을 게다.
 저녁 6시가 되면서 본격적인 작은 문화제가 시작됐다. 사실 이 문화제는 애초 상주초 작은학교 살리기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일어난 변화와 성과를 기록한 책 『자연을 닮아가고 마을과 함께하는 작은학교 이야기』 발간 기념 북토크로 기획됐다. 해마다 우리마을 인문학 강좌(우인강)를 기획하고 진행해온 상주마을교육공동체연구회가 주최하고 상주초등학교와 학부모회, 상주중학교, 동고동락협동조합, 남해오늘 출판사가 주관했다. 명실상부 상주마을교육공동체가 함께 준비한 셈이다. 

 이들이 행사를 논의하고 준비하면서 점차 마을잔치와 문화제로 판이 커졌다. 작은학교 이야기에 더해 상주초 학생 밴드, 마을에 귀촌한 음악가와 학부모 통기타 가수, 빛그림 이야기꾼, 상주 아리랑 소리꾼 등의 공연이 문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해가 뉘엿뉘엿한 저녁 어스름, 학교도서관이자 마을도서관인 `책별당` 앞에 차려진 무대에서 북토크와 공연이 펼쳐졌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자유롭게 돗자리를 깔고 앉아 공연을 즐겼다. 아이들은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그네를 타고 날아오르고 트리하우스 위로 올라가 함께 축제를 즐겼다. 뭔가 산만해 보일 수도 있는 광경이지만 봄날 저녁 학교와 마을을 응원하고 즐기려는 마음들이 모이니 그대로 자연스러운 한편의 정답고 흥겨운 축제로 이어졌다. 상주마을교육공동체의 봄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