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로 만나는 또 하나의 남해 … 서양화가 채현교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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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로 만나는 또 하나의 남해 … 서양화가 채현교 초대전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4.22 09:43
  • 호수 7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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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 전시회 열려
5월 말까지 원예예술촌 갤러리오엔
지난 16일 전시회장에서 만난 채현교 작가.
지난 16일 전시회장에서 만난 채현교 작가.

 화사한 봄을 맞은 보물섬 남해에 어울리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양화가 채현교 초대전이 그것이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라는 제목을 단 채현교 작가의 작품 60점이 원예예술촌 내 갤러리오엔에서 이달 16일부터 5월 말까지 전시된다. 


 주로 캔버스에 수채로 그린 그의 작품들 속에서는 푸른 바닷속 울긋불긋 꽃처럼 펼쳐진 산호초 사이로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떼지어 유영하고 있다.


 전시회 첫날 갤러리오엔에서 만난 채현교 작가는 전시회 주제와 작품 제목으로 일관되게 따라붙는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에 대한 생각으로 입을 뗐다. "사실 문법상 안 맞지만 작은따옴표한 `어디`라는 단어는 제가 마음대로 명사화해버린 거예요." 그는 어린 시절 동네 할머니들이 건네는 `어디 가니`라는 인사에 엄마를 따라나선 어린아이가 그저 `어디 가요`라는 말로 장소를 설명하던 일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어디`에 장소의 이미지와 의미를 모두 담아 기억하게 됐다고. 

채현교 작가의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 캔버스에 수채.

 채 작가는 30여 년 전 졸업작품 전시회부터 지금껏 이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를 작품 제목으로 쓰고 있다. 이 제목에는 `끊임없이 뭔가를 위해 움직여 가고 있는 우리의 삶`이란 의미를 담고 있고 그 `우리`가 바닷속을 떼지어 헤엄치는 형형색색의 물고기들로 형상화됐다. 그리고 그 색채와 형태가 어우러져 하나의 통일된 세계를 구성한다. 채 작가는 실제로 볼 수 있는 땅 위의 것들보다 바닷속에 있는 것들이 상상력을 더 자극하고 더 자유롭게 색을 쓸 수 있어서 바닷속 풍경을 택했다고 말한다. 무채색과 모노톤, 미니멀리즘이 유행할 때도 채 작가는 빨강, 노랑 등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을 즐겨 씀으로써 자신만의 색채관을 구축했다.  


 그래서일까. 바다에 둘러싸인 보물섬 남해의 이미지와 채 작가의 작품이 맞춤한 듯 어울린다. 


 "희한하게도 제가 어떤 그림을 그렸을 때, 또 그게 누군가에게로 갔을 때, 의도하진 않았지만 그 사람의 상황과 맞아떨어질 때가 많아요. 그래서 여기 오게 된 것도 제가 그림을 그린 인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채 작가가 맺은 남해와의 인연은 32년 전 남해 출신 외숙모가 보내준 달고 맛있는 커다란 멍게에 대한 기억이 전부지만 이제는 그림을 통한 인연이 시작될 듯하다. 남해의 푸른 바다와 야트막한 산, 그 안에 녹아있는 온갖 풍성한 삶의 이야기에 매료됐다는 채 작가. 이제 남해와 남해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통해 동질감을 느끼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채현교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관훈갤러리, 온리갤러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갤러리H, 이안아트스페이스, 한경갤러리, 갤러리 두 등에서 개인전을 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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