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갈이와 봄나물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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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갈이와 봄나물 비빔밥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4.29 10:46
  • 호수 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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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135
碧松 감충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봄날이 봄갈이로 땅심과 만나는 날
이웃이 왁자하게 서로 도와 밭 일구며
이랑에 비닐 씌우니 감자 싹이 웃는다

 
 산촌에 들어 이웃 집 사람들과 지내는 동안 빠뜨릴 수 없는 일은 이웃 간의 친목도모다. 도시의 아파트에서도 얼마든지 이웃 간에 소통하며 잘 지내는 사람들도 많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바로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며 지내는 일이 많다. 필자는 이곳 산촌에 들기 전 수도권의 대단지 아파트에 살면서 주민들의 추천으로 선출직 동 대표와 감사직을 맡아 일하면서 이웃 간에 서로 인사나누기운동을 벌였고 아파트 체육관에서 주민을 상대로 태극권 재능기부하며 날마다 만나는 사람이 많다 보니 몇 년 후엔 아파트입주자대표회장을 맡아 달라는 여론이 일었다. 선출직 입주자대표회장이 되면 단지 내 742세대의 공동주택 주민의 재산보호 관리에 필요한 여러 업무를 수행하며 예산편성 및 집행을 동 대표들과 아파트관리 업체와 잘 협의해야 하고 수시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어찌 보면 상당히 부담이 되는 직책이다. 마침 이 때가 필자의 도시아파트탈출 의지가 강하게 분출되던 시기라 입주자대표회장의 출마 권유는 사양에 사양을 거듭하며 서둘러 산촌으로 들어온 것이다. 

 어느 날 뒷집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횡성 한우 목축업과 대농을 하는 최 사장의 트랙터가 시동을 걸고 김사장의 텃밭에 가드를 내리자마자 모인 사람은 노인회장님과 필자였는데 갈아엎은 땅에 최 사장이 관리기를 투입하여 이랑을 만들고 노인회장님과 필자와 김 사장이 비닐멀칭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이웃 집 윤 사장이 오시고 멀리 계신 고 사장과 반장님도 오셔서 작업을 거들었다. 여러 명이 협력하여 일하다보니 순식간에 일은 끝난다. 묻힌 김에 감자도 심어버리자고 하였더니 아직 씨감자를 준비 못했다고 하여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김 사장 부인께서 점심 먹으러 오라고 손짓하신다. 언제 준비하셨는지 봄나물을 주제로 한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달래, 냉이, 쪽파, 콩나물, 열무김치, 냉이 국물의 향기가 상큼한 웰빙 식사 모드의 밥상이었다. 쌀밥에 여러 나물과 오래된 묵은 된장과 양념간장을 넣고 비비는 시간은 행복 그 자체였다. 전원에서 적절한 노동 후의 밥맛은 별난 데다가 봄 향기 가득한 나물비빔밥이니 천하일미가 따로 없었다. 이렇게 해서 산촌의 하루를 또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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