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 김만중 330주기 추모제 봉행 … 작품세계 재조명
상태바
서포 김만중 330주기 추모제 봉행 … 작품세계 재조명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5.09 11:11
  • 호수 79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운몽』 『사씨남정기』 남긴 대문호
유배지 남해에서 1692년 운명
박성재 한국유배문화연구소장이 제14회 서포선생 추모제에서 `서포소설의 성립 배경`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
박성재 한국유배문화연구소장이 제14회 서포선생 추모제에서 `서포소설의 성립 배경`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

 조선시대 대문호 서포 김만중(1637~1692)의 330주기를 맞아 서포의 남해 적소(謫所)가 용문사 인근이며 『사씨남정기』와 함께 『구운몽』의 창작지가 남해라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서포 김만중 선생 330주기 추모제가 지난달 30일 용문사 입구 서포문학공원에서 봉행됐다. 서포선생 추모제는 (사)남해역사연구회(회장 김창열)가 2007년 서포의 석조입상을 세우며 시작했다. 매년 개최하다가 코로나19 유행으로 3년 만에 열린 이번 제14회 추모제는 남해역사연구회가 남해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소, 한국유배문화연구소, 남해문학회, (사)남해FM공동체라디오방송, 용문사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추모제는 다향 남해지부의 살풀이춤으로 시작해 개식선언, 서포선생 약력보고, 김창열 회장의 추도사, 박영덕 사무국장의 서포 추모시 낭송, 분향헌화 순으로 이어졌다. 

 김창열 회장은 추도사에서 『구운몽』 창작지와 서포 적소에 대한 의문점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이번 추모제 봉행을 계기로 서포문학공원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정비하여 서포선생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포선생 330주기를 맞아 지난달 30일 서포문학공원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제단에 분향·헌화하는 참석자들.
서포선생 330주기를 맞아 지난달 30일 서포문학공원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제단에 분향·헌화하는 참석자들.

 2부에서는 임종욱 박사의 `김만중의 한글문학에 대한 관심과 『사씨남정기』의 문학적 성취` 특별강연과 박성재 한국유배문화연구소장의 `서포소설의 성립배경` 주제강연이 이어졌다.
 제3회 김만중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문학박사인 임종욱 선생은 특강에서 "김만중은 젊은 시절부터 한글문학과 노래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궁극적으로 문학은 외국문자가 아니라 우리글로 우리말과 생각을 옮긴 작품이어야 한다고 믿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씨남정기』에 주목해 "악인 묘사의 합리성, 인과관계를 통한 개연성의 확보, 복선의 활용 등 소설적 장치나 기법을 창조적으로 작품에 구현하고 동시대 또는 미래의 소설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씨남정기』의 주인공 `사씨`가 `인현왕후`가 아니라 `김만중` 자신이며 자신에게 가해진 오해와 모함을 바로잡고 정도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심정이 소설화되었다"라며 새로운 주장을 제시했다.
 박성재 소장은 "서포선생이 남해 적거 시절 서인파 정권 회복과 자신의 지위 만회를 꾀하는 소승적 차원에서 『사씨남정기』를, 일생을 정리하고 초월적 삶을 지향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구운몽』을 쓴 것으로 보아 『사씨남정기』가 먼저 저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작품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동정호가 노도가 보이는 앵강만과 닮아 있음을 근거로 『구운몽』의 남해 창작설에 무게를 둔다. 
 또한 박 소장은 용문사에 소장된 `수국사금패(守國寺禁牌)`와 `봉산수호패(封山守護牌)`가 이순신 장군이 아닌 서포 김만중 사후 수륙재를 지장도량 용문사에서 봉행하라는 증표의 패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용문사 `수국사금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국가지정 유배문화재로 인정받아 남해군의 문화자산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박 소장은 유배문학의 정수인 서포의 『구운몽』이 남해 용문사 적소, 남해유배문학관, 노도 문학의 섬과 함께 문화 콘텐츠로서 남해 관광자원으로 알려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