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나무 고목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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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나무 고목 선물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5.09 16:35
  • 호수 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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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136 │ 碧松 감충효
碧松  감  충  효시인·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칼럼니스트

속살을 공양하며 갑옷 걸친 춘풍추우
한 세월 층층 피던 꽃잎도 이제 그만 
조여진 너의 표피에 어떤 시를 새길까
 
 층층나무는 쓸모가 참 많은 나무다. 가지를 우산살처럼 둘러쳐서 그것도 층층으로 뻗어 나가는 것이 여느 나무와는 사뭇 다른데 거기에 나무의 결이 곱고 치밀하여 완구, 목재인형, 담배파이프, 조각판, 나무젓가락으로 많이 쓰인다. 무엇보다도 5월에 층층으로 나온 아름다운 수형의 나뭇가지에 하얀 꽃이 층층으로 달리면 정말 보기가 좋아 정원수, 가로수, 공원수로도 각광을 받는다. 더구나 뿌리와 줄기, 잎, 열매는 여러 병의 증상에 아주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유황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3월에 이 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는데 고로쇠나무나 단풍나무의 수액은 단맛이 있지만 이 층층나무의 수액은 유황냄새가 나며 타닌 성분이 있어 약간의 떫은맛이 있다. 하지만 본초강목에서는 고로쇠나무나 어떤 나무의 수액보다도 인체의 약리 작용 효과에서 최고로 친다. 
 당뇨병, 고혈압, 암 투병, 강장, 이뇨작용, 피부염, 관절염, 신경통, 지혈, 간질환, 소염, 체지방 감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작년 봄의 5월 어느 날 옆집의 층층나무 두 그루의 예쁜 수형과 흐드러지게 핀 다발 꽃에 감탄을 자아낸 바 있었는데 꽃 지고 수없이 달린 푸른 열매는 붉은 빛으로 변했다가 나중에는 까맣게 익는 것을 보았다. 그러고는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왔다. 옆집의 윤 선생이 오라고 해서 가보니 층층나무를 베어 놓고 노인회장님과 같이 기다리고 계셨다. 윤 선생은 작년에 필자가 고목나무를 손질하여 100편의 시를 적어 넣는 것을 보신 분이다. 베어낸 층층나무는 우선 세월 머금은 옹이와 속살 비워낸 공간의 곡선미가 수려하였다. 오랫동안 관리하시던 층층나무를 선뜻 베어 주시며 좋은 시를 적어보라고 하는 윤 선생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기 그지없다. 목각재료로 걸출한 이 층층나무를 어떻게 손질하고 연출하면 좋을지 생각하다가 이등분하여 시목(5)와 시목(6)으로 명명하고 껍질 제거 작업에 들어갔다. 벗겨 낸 껍질은 여러 증상에 약효가 탁월하니 따로 모아 그늘에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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