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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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나무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5.27 12:04
  • 호수 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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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139
碧松 감충효 | 시인,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가시 끝 매서워서 귀신도 비껴가는  
음나무 거둔 손길 군데군데 찔렸으나 
기어이 껍질까지도 벗겨내는 사람아

 
 노인 회장님이 음나무를 가지치기 하시며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연락이 왔다. 이 나무의 이름은 음나무와 엄나무를 같이 쓰는데 가시가 엄하게 생겨서 엄나무로 불러진다고 한다. 오죽 엄했으면 옛날부터 대문 앞에 걸어 두어 잡귀를 쫓는 풍습이 생겼겠는가. 가지는 닭백숙에 넣어 영양분과 약효를 높이고 순과 잎은 사촌 격인 두릅나물보다 향기가 강하고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 몸에 좋은 성분이 많아 산나물의 귀족에 든다. 
 회장님 부부와 노인회 총무님, 그리고 필자 네 사람이 달라붙어 잘라 넘어뜨리고 넘어진 것을 다시 토막토막 자르는 작업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무시무시한 가시에 찔리거나 가시덤불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야 말로 큰일이 난다. 가시가 너무나 강하고 길어 살 속 깊이 박힌다고 생각해 보라. 정말 엄한 엄나무다. 그러나 이 지엄한 엄나무도 봄나물로서의 새순과 잎은 그 특별한 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고 줄기의 껍질은 해동피라 하여 널리 알려진 한약재이다. 필자는 손수레로 가득 두 번 나를 정도의 음나무를 얻었고 집으로 가져와 곧 박피작업에 들어갔다. 마르면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닭백숙에 넣을 때 약효가 별로인 목질부를 같이 넣는 것보다 껍질을 벗겨 해동피라는 약재로 정제하여 이용하면 더욱 진한 엑기스 약 성분이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껍질을 벗기니 목질부의 색깔이 아이보리 색으로 너무 곱다. 작은 가지가 붙어 있는 큰 가지는 솟대를 만들기에 좋은 형상을 하고 있어 버리지 않고 모아둔다. 이 음나무는 산에도 많지만 이곳에는 거의 모든 집에 몇 그루씩 당당하게 우뚝 서 있음을 보게 되는데 그 품새가 엄하고 힘이 있어 필자가 기거하는 집에도 몇 그루 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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