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폐기물 에너지로 재탄생, 아직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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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폐기물 에너지로 재탄생, 아직 갈 길 멀다
  • 김희준 기자
  • 승인 2022.06.03 11:33
  • 호수 7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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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남해, 자원순환이 미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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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공과대학 에너지공학부 박현웅 교수

자원순환이란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적정하게 재활용 또는 처리토록 하는 것을 말한다. 남해시대신문은 지역 신문사로서 자원순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인식을 높임으로써 주민의 자발적인 자원순환운동을 제안하고 촉구하고자 지역신문발전위원회(위원장 류한호)의 기획취재지원사업에 자원순환을 주제로 응모, 선정돼 총 5회에 걸쳐 취재 내용을 보도하고자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경북대학교 에너지공학부 박현웅 교수의 에너지와 자원순환에 대한 생각을 듣고 정리해봤다. 〈편집자주〉

경북대학교 에너지공학부 박현웅 교수가 에너지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북대학교 에너지공학부 박현웅 교수가 에너지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플라스틱 대체를 넘어 종이병 개발에 투자 중이다. 칼스버그는 2019년 시제품을 내놓기도 했다.〈사진: 칼스버그 글로벌 홈페이지〉
글로벌 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플라스틱 대체를 넘어 종이병 개발에 투자 중이다. 칼스버그는 2019년 시제품을 내놓기도 했다.〈사진: 칼스버그 글로벌 홈페이지〉

 지난 4월 기획취재 세 번째로 만난 사람은 경북대학교 공과대 에너지공학부 박현웅 교수다. 그는 햇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탄소화합물로 변환시키는 인공광합성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에너지 관련 전문가이다. 박 교수는 최근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최근 남해군에서도 문제가 된 신재생에너지 풍력발전과 자원순환의 일환으로서 바이오가스 시설에 대해 물어봤다.
 
해상풍력, 빛과 그림자
 박현웅 교수는 남해군의 경우 굳이 풍력발전을 꾀한다면 지리적 특색을 고려했을 때 아무래도 해상풍력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한다. 주거지와 떨어져 주민의 인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구조적 안정성이 해상풍력이 더 낫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해상풍력으로 인한 피해와 원인에 대한 연구가 미진한 점, 민간업체에 의해 풍력발전이 영리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 환경파괴를 막을 법적 규제가 미비하다는 허점들을 보완해 정성적이고 정량적인 평가와 인과관계 규명, 민주적인 절차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가스화, 생각해볼 것들
 남해군은 지난 2020년, 노후화된 음식물폐기물 처리시설의 위생문제와 용량초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동군과 광역사업을 추진해 기존 처리장 인근에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자체 에너지 충당, 악취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2024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바이오가스란 음식물 폐기물과 음식물 쓰레기 발효 중 미생물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6:4 비율로 혐기소화조를 거치며 메탄만 분리한 것으로, 메탄은 발열량이 높아 전기 또는 열에너지 형태로 가공해 판매하거나 온수를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음식물 폐기물과 가축분뇨 등에서 메탄을 추출해 자원으로 만드는 바이오가스화 사업을 벌이고 있고, 지역 주민은 온수를 공급받거나 발전이익을 환원받고 일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환영하는 곳이 많지만, 박 교수에 의하면 바이오가스화도 문제점은 존재한다고 한다.
 우선 발전 원료인 음식물 폐기물이나 축산분뇨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발전 효율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시설 운영에 사용되는 전기가 생산되는 전기보다 많을 수 있다는 것. 미생물 발효 배양 기술이 부족해도 정상 운영이 힘든데다 주요 부품의 국산화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란다. 앞으로 남해군이 목표로 하는 바이오가스화 시설의 설치와 운영에 있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주의점들이라 하겠다.
 
자원의 순환, 플라스틱을 나무에서
 박현웅 교수는 나무에서도 플라스틱의 원재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잘 아는 플라스틱의 소재 PET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지만, 나무에서 얻을 수 있는 PEF 소재로도 PET와 특성이 유사한 플라스틱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나무의 셀룰로오스에서 탄소를 추출하고 PET를 연소시키는 방식인데, 이처럼 유기체를 원료로 하는 바이오매스는 지구상에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지구의 탄소를 더 증가시키지도 않고 PET보다 훨씬 빨리 썩어 분해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자원순환이 가능해지는 것. 코카콜라, 칼스버그를 비롯해 글로벌기업들이 이미 PET를 PEF로 전환하고 있다고 한다.
 
대기업 움직이는 소비자
 자원순환에 있어 개인의 역할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점이 있었다. 과연 개인의 행동이 지구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을까? 박 교수는 국가와 대기업의 기술변화와 기술발전은 내부적인 판단과 외부적인 압력으로부터 도출된다고 설명한다. 대내외적 요구가 팽배해지고 기술적인 성숙이 수준에 도달하면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 테슬라,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친환경적인 행동에 나서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개인들, 소비자들인 것이다.
 
자원은 돈이다
 세계 유수의 대학과 기업들이 연구분야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시민운동, 도덕성, 기술발전 이유 외에도 그것이 장래에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햇빛에 생물학적으로 잘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연구, 나무에서 추출한 화합물인 니그닌을 가공해 바이오 연료를 얻는 기술, 바다에서 리튬을 비롯한 각종 유용자원을 추출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희준 기자 nhsd@hanmail.net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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