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념(意念)
상태바
의념(意念)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6.07 09:42
  • 호수 79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의 고향, 나의 삶 140 │ 碧松 감충효
碧松  감  충  효시인·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칼럼니스트

꽃이라 불러주면 꽃으로 다가오고
뱀이라 여길 때는 목 졸림 숨 가쁘니
경락을 타고 흐르는 순한 기공 찾으라
 
 중국 무술에서 의념(意念)이란 말은 `목적을 가진 사고`라고 하는 일반적 견해에 필자도 동의하면서 또 한 의념을 `이미지`로도 넓게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의념(意念)이란 단어는 국어사전에 나오지 않지만 중국 무술에서는 이 개념을 떠올리지 않고는 이론의 성립은 물론 실전에서도 그 존재가 미미해진다.

 예를 들어 흔히들 운동과 노동의 차이를 말 할 때 좋은 비유가 있다. 즉 `몸을 움직이는 어떤 일이 건 그것이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운동이 된다`는 것이다. 청소를 하면서 즐겁게 노래하거나 휘파람을 불면서 이왕이면 동작은 좀 크게 적극적으로 하면서 내 몸이 건강해진다고 생각하면 운동효과가 나타나는 것이고 힘들다고 짜증을 내면서 한다면 그건 운동이 아니고 노동에 가까우며 스트레스와 함께 체세포에는 활성산소가 쌓여 피로감은 물론 노화의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필자는 태극권 운동을 10여년 지속적으로 하며 항상 의념이라는 개념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여러 초식을 이어 가면서 소정의 투로가 끝났다고 생각할 때 그 결과에 만족하는 경우는 드물다. 즉 중간에 나도 모르게 의념이 끊겨 버려 태극권 본령과는 거리가 먼 의미 없는 동작만 허우적거렸을 뿐이다. 경락을 열어 기를 끌고 가서 마지막 초식까지 내공의 힘을 지속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의념, 즉 목적을 가진 사고를 초지일관 열어 두어야 하며 그 이미지는 끝까지 남아 있다가 기를 거두어들이거나 발경할 때 `나, 여기 있소!`하며 나타나야 한다는 의미다. 
 속이 텅텅 비고 구멍이 숭숭 뚫린 층층나무 고목의 표피를 곱게 다듬어 팔단금(八段錦) 기공체조 요결과 태극권 10대 요결을 적어 넣어 수련장의 정면에 세웠다. 의념을 끝까지 끌고 가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팔단금 8개의 초식중 1단계는 양수탁천리삼초(兩手托天理三焦)인데 이는 `하늘을 받치듯(혹은 밀 듯) 양손을 들어 올려 삼초를 고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양수탁천리삼초(兩手托天理三焦)의 효과를 염두에 두지 않는 단순한 몸놀림으로는 삼초를 다스리는데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의념의 일례이다. 필자는 인간사 모든 흐름도 태극권 운동의 의념을 차용해 보고 그 결과에 크게 만족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