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정선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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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선 아리랑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6.13 16:54
  • 호수 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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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141 │ 碧松 감충효
碧松  감  충  효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마을 노인회장님, 총무님과 같이 강원도 정선 5일장에 가는 날 필자는 몇 년 전 정선 덕산기 계곡의 트레킹을 떠올린다. 
 2013년 7월 28일 이 날은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의 덕우리에 있는 덕산기 계곡이라는 오지중의 오지를 가게 되었다. 
 이날 트레킹은 MBC 텔레비전의 `원더풀 금요일` 제작팀과 같이 하게 되었다. 
 담당 PD와 왕배 리포터, 3명의 촬영기사는 시종일관 산악회 회원들과 동고동락을 같이 하며 트레킹을 이어갔다. 조용히 촬영에 임하는 그들의 진지함과 리포터의 익살과 재치 때문에 힘든 트레킹이 오히려 즐거웠다. 트레킹 과정의 백미인 다이빙 코스에 이르자 서춘실 산행대장은 거침없이 다이빙을 감행한다. 리포터와 필자를 비롯한 4명의 향우들도 다이빙에 동참했다. 제작팀의 카메라는 이 장면을 담느라 분주했다. 얼음 같은 찬물의 냉기가 온 몸을 파고 들었다. 어릴 적 봉천의 큰 바위 위에서 하루 종일 급류에 뛰어들며 놀았던 추억이 푸른 레이저를 쏘듯 다가온다.
 연산군 네 아들의 슬픈 전설이 어려 있는 취적대를 지나고 시퍼런 물을 옆으로 둔 자갈밭에서 점심시간이 이어졌다. 필자가 천거한 서정순 향우의 정선 아리랑과 필자의 즉흥시 낭송에 제작팀의 카메라가 또 바쁘게 돌아간다. 즉석에서 시를 짓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하지만 향우 시인이라고 천거해주는 향우님들의 고마움에 답해야 하고 젊은 리포터의 해맑은 얼굴과 PD의 기대어린 눈길에 뭔가 답을 해야 한다. 엉겁결에 몇 소절을 풀어낸 졸시지만 후미에 싣는다. 그해 8월 2일 오후 6시 MBC 텔레비전의 `원더풀 금요일`에 우리 재경남해군향우산악회의 정선 덕산기 계곡의 트레킹 모습이 소개되었다. 
덕산기 심심 산천 푸른 물에 / 오늘 하루 내 인생을 빠트린다. / 우리 삶이 허허로울 때 / 더 무거워지는 정선아리랑 / 깊고도 더 깊은 골에 아리랑과 투신한 / 내 인생을 건져 낼 수 있을까? // 미끄러지는 물 붙잡고 허우적거리며 / 시퍼렇게 우는 아리랑을 불러내지만 / 내 목청은 이미 물에 잠겨 익사하고 / 와류에 휘말리는 삭신은 온기마저 희미하다. / 아서라. 그냥 떠오르자 / 수면에 물안개로 눈물이나 대신하자. // 이 혼탁한 게으름이 / 오늘 하루 부지런 떤다고 / 이 계곡 맑은 물을 닮기라도 한다면야 / 한 세월을 뉘어 놓고 면벽에 정이 들어 / 가부좌 그 자세로 돌이라도 될 터이다. / 적벽의 취적봉에 / 솔이면 또 어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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