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전쟁 중인 국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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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전쟁 중인 국가에 살고 있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6.24 10:11
  • 호수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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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월남전 참전 유공자 흔적 남기기 후기 4 | 김서현 창선고 1학년

 남해유배문학관에는 6·25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하신 용사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현재 아흔이 다 되신 분이 지금의 사회를 따라 컴퓨터를 다루는 모습도 보고 아직까지 곧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정정하게 살아가시는 분도 보았다. 그걸 보며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전쟁의 아픔이 더 큰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에는 같이 참전했던 동료들을 다 잃고 혼자 살아남으신 분도 있었고, 바로 옆에서 동료들의 죽음을 목격한 분도 계셨다.  장갑차 뚜껑을 열고 가다가 바로 옆의 동료가 전사한 분도 계셨고, 전사자 동료들을 화장하는 업무를 맡은 분도 계셨다. 전투 중 고막이 손상돼 면담이 불가능한 분도 계셨고, 그 때의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회상하기조차 싫다는 분도 계셨다.
 1950년 6·25전쟁과 1965년 월남전 당시 전쟁에 투입된 분들의 나이는 대부분 나와 비슷한 나이였다.
 전쟁으로 인해 누군가는 함께하던 동료를 잃으셨고, 누군가는 너무 일찍 생을 마감하셨고, 누군가는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그때의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고 계신다.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름다운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 전쟁이라는 참혹한 상황에 투입돼 끔찍한 일들을 겪은 그 분들의 아픔을 그 누가 다 헤아릴 수 있을까. 너무나 많은 수의 무고한 국민이, 한 생명이 국가 권력자들의 욕심에 의해 불필요한 아픔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닐까?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적군에 맞서 싸우다가 죽고, 무방비 상태에서 습격을 당해 죽고, 사람뿐만 아니라 살아갈 터전, 환경까지 파괴되고 있는 지금 이 전쟁이 빨리 끝나야 한다고 뼈저리게 느꼈다.
 전쟁이라는 것은 인간의 윤리에 맞지 않으므로.
 6·25전쟁이 발발한지도 70년이 넘은 현재, 우리는 여전히 전쟁이 끝나지 않았고 전쟁 중인 국가에 살고 있다. 실제로 나에게 6·25전쟁이란 단지 우리 민족이 두 국가로 분단됐던 아픈 역사라는 사실에 불과했다. 심지어 월남전에 대한 정보는 거의 무(無)였다.
 전쟁은 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고, 현재도 희생되고 있다. 내가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전장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을지 모른다.
 지금까지 모든 용사 분들의 희생을, 아픔을 내가 감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없지만 그분들의 희생 덕분에 지금의 내가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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