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와 발 관리가 건강의 기본 … 자기 몸 돌보며 건강한 마을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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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와 발 관리가 건강의 기본 … 자기 몸 돌보며 건강한 마을 되길"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7.08 14:18
  • 호수 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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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시대가 만난사람 │ 농부작가 김광화 씨

"사람이 아무 일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안 좋아요. 적당히 자기를 움직이고 사람도 적당히 만나면서 자기를 실현해야죠. 스트레스가 자기 범위를 넘으면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적당한 긴장과 스트레스는 자기를 단련하고 몸을 탄력성 있게 해줍니다." 

자신의 건강 비법 `우주호흡과 절로 건강법`을 나누고자 한 달 전쯤 남해에 살러온 김광화 씨.
자신의 건강 비법 `우주호흡과 절로 건강법`을 나누고자 한 달 전쯤 남해에 살러온 김광화 씨.

  농부작가 김광화 씨가 남해에 살러 왔다. 지인의 도움으로 서면 서상마을에 자리 잡은 지 한 달 남짓 됐다. 
 "무주 산골에 귀농해서 한 24~25년 살았어요. 거기서 농사도 많이 하고 글도 쓰고 살다가 재작년 무렵부터 몸에 큰 변화가 생기고 아팠어요. 아픈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몸의 바닥, 마음의 바닥까지 내려왔었지요." 
 병원이라면 치과 외에는 잘 안 간다는 그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일어난 변화를 현대의학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그동안 자연 속에서 농사지으며 연구하고 터득해온 새로운 `자연의학`으로 다스린다. "이제 몸이 나아지고 의식의 확장과 몸의 급속한 변화를 겪으면서 남은 생은 좀 다르게 살아봐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지금껏 해온 농사는 접어두고 텃밭 정도만 일구면서 자신이 겪고 깨달은 몸에 대한 성찰들을 세상과 나누기로 했다고. 이후 사람들을 돌보고 코로나 유행 시기 비대면 강좌를 많이 해왔다. "이제 계속 공부해보니까 따뜻한 남쪽 바닷가에 가서 살면 되겠다" 싶어 여수, 고흥 등 여러 지역을 다녀보고 살아도 보다가 결국 남해로 왔다.

우주호흡과 절로 건강
 그가 남해에 온 건 세상의 번잡함이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고자 함이었을까? 김광화 씨는 우리가 삶의 조건을 도시에서 시골로 옮겼다고 금방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 "사람이 아무 일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안 좋아요. 적당히 자기를 움직이고 사람도 적당히 만나면서 자기를 실현해야죠. 스트레스가 자기 범위를 넘으면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적당한 긴장과 스트레스는 자기를 단련하고 몸을 탄력성 있게 해줍니다." 

김광화 씨는 집 근처 숲 나무에 줄을 매고 자신의 절로 운동인 `타잔놀이`를 하곤 한다.
김광화 씨는 집 근처 숲 나무에 줄을 매고 자신의 절로 운동인 `타잔놀이`를 하곤 한다.

 김광화 씨가 볼 때, 사람이 병드는 원인은 딱 두 가지다. 숨을 잘 못 쉬는 것과 발을 잘못 관리하는 것이다. "숨 쉬는 거 하고 발만 잘 움직이면 아플 일은 별로 없어요. 발이, 발가락이 틀어지면 이제 발목, 허리, 어깨, 목이 다 틀어지면서 숨도 얕아지고 심장(기능)도 떨어지는 거죠." 
 발이 변형되고 호흡이 얕으면 운동이나 음식도 몸에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산삼, 녹용, 보약을 아무리 먹어도 호흡이 얕아 몸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하면 이 영양소가 에너지로 발전이 안 돼 소용이 없다는 것. "근본은 바로 숨 쉬는 것이에요. 내가 하려는 운동법은 `절로 운동`이라고 내 몸이 알아서 하는 운동법이에요. 추운 겨울에 사람들이 뛰는 것도 다 `절로 운동`이지요." 이를테면, 어깨가 안 좋으면 어깨를 고치는 운동을 내 몸이 알아서, 무의식적으로 하는 게 `절로 운동`인데 대표적인 게 기지개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기지개만 제대로 해도 몸이 많이 좋아진단다. 
 김광화 씨의 건강강좌 기본 커리큘럼에는 당연히 기지개가 들어가 있다. 그는 기지개를 다섯 단계로 나눈다. "보통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기지개 주욱 켜는 게 1단계입니다. 2단계 기지개는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기지개라고 하는데 벽면이나 창을 몸으로 쭉 미는 겁니다. 벽이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죠. 그러니 스트레스가 왔을 때 그걸 내 몸의 탄성으로 활용하는 게 2단계. 3단계는 이제 스트레스에 밀려나지 않는 기지개 등 이런 식으로 4단계, 5단계까지 있지요." 그는 이같은 `절로 운동`을 패턴화하고 체계화했다. 
 
몸살림으로 이웃과 더불어 살고파
 첫머리에서 그를 농부작가라고 소개했듯이, 그는 한편으로 `글쟁이`다. 서울을 떠나 무주에 귀농해 아이들을 키우면서 체험하고 깨달은 삶과 교육에 대한 이야기 『아이들은 자연이다』(돌베개), 귀농 후 10년에 걸친 자아성찰과 치유의 기록인 『피어라 남자』(이루)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내고 잡지에 귀농, 교육 관련 글을 오랫동안 기고하고 연재해온 작가다. 
 그러나 그에게 글쓰기는 이웃을 사귀기 위한 하나의 방편 정도이지 주는 아니라고 한다. "정말 내가 하고 싶고 이웃에 도움 되는 일은 건강에 대한, 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겁니다." 
 남해 오기 전 비대면 강좌와 원격돌봄을 5팀까지 진행하면서 같은 이야기를 몇 차례 반복하다 보니 조금 지겨워졌단다. 그래서 강좌 내용을 모아 기초부터 중급, 고급 과정까지 3부로 이뤄진 책을 낼 계획이라고. 80~90% 정도 초고가 완성된 그의 책 제목도 `우주호흡과 절로 건강`이다. "사람마다 고유한 자기 운동 세계로 들어가기 전 단계에 몇 가지 운동법이 있어요. 그거를 이제 교육하고 그걸 충실히 따라오면 자기만의 운동법이 생기는 거죠."
 이를 중심으로 그는 치유 관련 협동조합을 꾸릴 준비도 하고 있다. 상주면 동고동락협동조합을 찾아가 조합원 가입도 하고 협동조합과 관련한 공부도 하고 있다. 
 그는 요즘 집 근처 숲에서 `타잔놀이`도 자주 하고 자신을 `할아버지 타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몸의 변화를 겪으면서 근력이나 유연성은 실제로 20대 때보다 어떤 면에서 더 나아진 면도 있다고 한다. "사람이 병에서 벗어나는 길은 간단해요. 호흡법과 절로 건강법만 익혀도 가능하지요. 당장 이룰 수는 없지만 아픈 사람이 없는, 그래서 죽을 때 자연사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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