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5명만 모여도 무료 교육지원 … 시민을 교육 자원이자 주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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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5명만 모여도 무료 교육지원 … 시민을 교육 자원이자 주체로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7.08 14:22
  • 호수 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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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마을교육공동체를 찾아가다 3
교육적 상상을 실현하는 플랫폼 오산교육재단 ①

오산교육재단은 마을교육공동체를 넘어 그 공동체들을 연결하고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이다. 마을 주민과 시민의 교육과 역량 강화를 통해 마을교사를 양성하고 오산시 전체가 교육이 일어나는 곳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남해군은 인구 4만 2천여 명의 작은 기초지자체로 인구소멸 위험지역이며 지금도 해마다 몇 천 명씩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이를 타개하는 방법으로 행정에서는 각종 인구유입정책을 내놓고 실행하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 가운데 5년 전부터 군 지자체와 교육청의 매칭 투자로 진행해온 행복교육지구 사업과 경남도와 도 교육청이 함께 벌이는 작은학교 살리기 프로젝트 등 교육정책을 통해 자녀가 있는 도시의 가족들이 조금씩 귀촌하면서 학교와 마을이 살아나고 있다. 학교와 마을 그리고 지역이 힘을 모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또 이것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아이부터 노인까지 평생교육이 이뤄지는 남해군이 된다면 교육이 지역을 살리는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앞서 학교와 마을이 함께하는 오산시 마을교육공동체와 고현마을학교의 사례를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마을과 학교 지자체와 교육행정을 잇는 플랫폼이자 민·관·학 중간지원조직인 오산교육재단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주>

조기봉 오산교육재단 상임이사
조기봉 오산교육재단 상임이사

소멸 위기의 도시를 살려낸 절실함
 경기도 오산시는 43㎢의 면적에 인구 약 23만명인 중소도시로 수원, 화성, 평택 등의 대도시에 둘러싸인 주거밀집지역이다. 인근 도시에 비해 규모가 작고 별다른 산업기반이 없다보니 특별한 지역 활성화 유인이 없는 게 사실이다. 조기봉 오산교육재단 상임이사는 "규모가 작다는 단점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되었다"고 말한다.
 오산교육재단은 2010년 당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혁신교육을 도입하고 이듬해 오산시가 경기도 혁신교육지구의 하나로 선정되면서 태동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오산시는 인구 10만의 교육불모지로 자녀가 공부 잘하고 경제적 여건만 되면 떠나는 특색없는 도시였다. 자칫 인근 대도시에 흡수돼 사라질 위기의 도시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절실함으로 민간과 행정과 지역 정치인들이 머리를 맞댄 끝에 `우리는 교육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리하여 2011년 2월 오산시는 경기도교육청과 혁신교육지구 운영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고 7월에는 혁신교육 지역특화 정책과제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혁신교육지원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는 2017년 (재)오산시창의인재육성재단으로 확대개편, 2019년 6월 재단법인 오산교육재단으로 명칭을 바꾸고 교육도시 오산시의 위상을 알리며 오산형 미래교육을 이끌어가고 있다.   
 
마을·학교·행정 잇는 플랫폼 오산교육재단
 오산교육재단은 다양한 지역특화사업을 통해 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마을교육공동체를 실현해나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역 내 미래인재를 선발, 장학금을 지원하고 보편적 장학복지를 구현하는 장학사업 △수업과 교육과정 혁신, 미래교육 모형 개발에 필요한 오산시 재직교사 역량강화와 네트워크 구축 등 오산 공교육 혁신을 위한 혁신교육 아카데미 △교과서 속 지식과 지역사회 자원을 연결하여 오산시 전역이 교육의 현장이 되는 시민참여학교 △민·관·학이 함께 교육자치 협의체를 구축하여 시민과 학생이 성장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지속가능한 미래교육체제를 추구하는 마을교육공동체 △학부모들이 관심있는 주제로 스터디를 결성하고 공부하면서 공교육지원 프로그램으로도 활용되는, 오산시 미래를 만드는 학부모공교육 학습지원 △지역사회 전문가와 함께 청소년의 진로진학을 지원하는 진로진학 멘토스쿨 등 크게 6개 분야의 사업을 진행, 지원하고 있다. `온 마을이 학교, 교육도시 오산`이라는 비전으로 도시를 디자인하고 교육적 상상을 실현해가는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조기봉 상임이사는 "학교교육, 예체능교육, 진로교육, 평생교육, 시민교육 등 교육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 재단의 설립 목적이고 조례를 통해 이를 제도적으로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작한 게 시민을 교육의 자원이자 주체로 만드는 일이었고, 맨 처음 조직한 것이 학부모 스터디였다.
 
`학부모 스터디` 사업 정착하기까지
 "학부모 스터디가 처음부터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어요. 모일 사람이 없어 일반 단체나 공무원 등 할 수 있는 이들 100여 명 정도를 모아 교육을 시작했는데 끝나자 반 정도가 없어졌지요." 조기봉 이사는 그래도 이를 시작으로 사람들이 모여 자기가 할 수 있고 관심 있는 분야의 공부를 하는 교육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시민 5명 이상만 모이면 재단에서 이들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강사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과정도 1년부터 3년까지 다양하고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분들에게 특별히 어떤 봉사를 해달라고 강요하지는 않아요. 이 과정을 거쳐 자기개발을 한 이들 가운데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서는 분에 한해 다시 재단의 마을강사로 위촉을 하지요." 마을강사로 위촉받으려면 그 전에 다시 1년간 마을강사 교육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또 1년간 마을강사로 활동한 뒤에는 재교육을 통해 강사 자격을 갱신하고 재단에서 보증해야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학교와 신뢰관계를 쌓고 교육과정에 안정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셈이다. 처음에는 강사 수만 500~600명에 달했지만 그만큼 학교의 불만도 많았다고. 현재는 250~300명가량의 마을강사가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노력이 성과로 빛을 발하면서 `학부모 스터디` 사업은 `2021년 대한민국 국민나눔대상` 민간단체장 표창, 2021년 대한민국사회공헌대상 사회공헌부문 표창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음호에 계속>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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