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폐교 통보받은 초등학교 살아나고, 이젠 중학교 설립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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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폐교 통보받은 초등학교 살아나고, 이젠 중학교 설립이 꿈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7.15 09:54
  • 호수 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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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남해 행복교육지구 마을교육공동체 탐방기 1

전남 영광군 묘량면 여민동락공동체와 깨움마을학교를 찾아서

마을교육공동체를 보고 배우고 싶은 남해 사람들이 모였다. 
2022 보물섬 남해 행복교육지구 사업으로 남해군 학부모, 교사, 마을교사, 지역주민, 교육지원청과 유관단체 종사자 26명이 지난달 30일과 7월 1일 이틀간 광주·전남 선진 마을교육공동체를 탐방했다. 이 탐방을 동행취재한 남해시대는 2회에 걸쳐 이틀간의 여정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6월 30일 행복교육지구 선진지 탐방 첫날, 이민희 깨움마을학교 대표가 탐방단에게 여민동락공동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6월 30일 행복교육지구 선진지 탐방 첫날, 이민희 깨움마을학교 대표가 탐방단에게 여민동락공동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상남도남해교육지원청(교육장 심현호)이 주최·주관한 이번 마을교육공동체 탐방의 첫날 일정은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 자리잡은 여민동락공동체와 영광깨움마을학교다. 이곳에서 남해 탐방단은 이민희(얼굴사진) 깨움마을학교 대표의 설명으로 여민동락공동체와 묘량중앙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묘량마을교육과정 사례를 살펴보고 지역사회에 기반한 농촌형 마을교육공동체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여민동락공동체는 2007년 도시에서 살던 세 가정이 귀농·귀촌해 묘량에 터를 잡으며 시작했다. 이민희 대표는 당시 설립 멤버 중 한 명으로 서울에서 살다 내려와 이곳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고 지내고 있다. 2008년에는 여민동락노인복지센터를 설립해 지금까지 꾸준히 요양과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모셔다 주간보호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인구소멸의 농촌마을이 그렇듯이 이곳의 생활여건도 열악하기만 했다고. 하다못해 구멍가게 하나 없어 여민동락 마을기업인 동락점빵을 만들고 찾아가는 이동5일장 사업으로 42개 자연마을을 순회하면서 이동장터를 열고 있다. 이것이 올해 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이 돼 전국 사회적 경제 박람회에서 사례발표를 하게 됐다고 이민희 대표는 말했다. 
 여민동락 마을기업 1호인 떡공장 `여민동락 할매손`은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2009년부터 해왔지만 현재 경영상태 악화로 사업을 재구조화하려고 고민 중이다. 이와 함께 여민동락은 사회적 농업도 하고 있다. 어르신들과 함께 농사도 짓고 깨움마을학교와 함께 어린이농부학교를 운영한다. 여민동락공동체는 농촌 복지·돌봄 공동체이자 면 단위에 있는 민간형 중간지원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열악한 농촌마을에서 필요한 것들을 찾아 하다보니 규모가 점점 커졌고 여민동락의 뜻에 공감한 젊은 사람들이 지금도 계속 마을에 들어오고 있다. 
 이렇게 지역에 정착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고 지금은 다양한 사업을 지역주민들과 같이 벌여도 힘들지 않을 만큼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다고 이 대표는 자평한다. 현재 묘량면민 1700명 중 30%가량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여민동락은 주민들과 함께 학교 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탐방단이 묘량중앙초등학교에서 묘량마을교육공동체와 묘량교육과정에 대한 이민희 대표의 사례발표를 듣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탐방단이 묘량중앙초등학교에서 묘량마을교육공동체와 묘량교육과정에 대한 이민희 대표의 사례발표를 듣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을과 학교, 서로를 품다
 이민희 대표가 이끄는 깨움마을학교는 묘량면의 마을교육공동체 조직으로 아이부터 노인까지 더불어 함께 행복한 묘량마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교육문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교와 마을의 경계를 넘어 고립과 단절이 일상화된 농촌마을의 교육문제를 지역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마을교육자치를 이루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 내 다양한 교육역량을 발굴하고 연계함으로써 면 단위 민간중심의 교육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깨움마을학교와 묘량면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묘량중앙초등학교는 3~6학년 대상 총 4과목의 묘량마을교육과정을 연중 운영한다. 묘량마을교육과정은 `마을을 품은 학교, 학교를 품은 마을`이라는 비전으로 학교와 마을이 상생·협력하는 모델을 지향한다. 3학년 우리마을역사탐험대, 4학년 어린이농부학교, 5학년 마을생태과학교실, 6학년 와글와글마을기자단이다. 이 대표는 여기서 6학년 마을기자단을 지도하고 있다고.
 학교교과과정에 이런 마을교육과정이 들어갈 수 있는 건 학교와 마을의 신뢰관계에 기초해 개방적인 태도로 상호협력하기 때문이다. 각 교육과정은 학부모, 주민, 지역단체, 전문가 등이 모여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이를 학교교육과 연결하기 위해 묘량중앙초 교사들과 `마을교육과정TF팀`을 꾸려 논의하고 협력한다.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시작된 묘량마을의 연대와 협력은 2009년 학생수 12명으로 폐교통보를 받은 학교를 2020년 유치원생 포함해 109명의 학교로 일구었다고 한다. 그리고 `묘량마을교육공동체협약서`로 구체적인 결실을 맺었다.
 이제는 학교 공간혁신과 중학교 설립을 목표로 뛰고 있다. "지역공동체가 지역교육을 살리기도 하고 지역교육을 살림으로써 지역공동체가 복원되기도 해요. 이것을 우리는 지난 10년의 경험으로 확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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