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아이들의 눈으로 봐야만 지역이 발전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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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아이들의 눈으로 봐야만 지역이 발전할 수 있어요"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8.05 10:48
  • 호수 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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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마을교육공동체를 찾아가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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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강병택 순천시 별량면 별량마을교육자치회

전라남도 순천의 마을교육공동체는 주민자치회와 함께하는 마을교육자치회로 이뤄져 있다. 마을교육자치회는 풀뿌리 교육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읍·면·동 단위의 민·관·학 교육거버넌스를 구축해, 마을과 학교가 함께 아이들의 배움터를 조성하고 마을교육과정을 개발하며 마을교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마을의 교육력이 회복되고, 주민이 교육주체로 성장하고, 마을과 교육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고 나가는 교육자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순천에는 현재 별량마을교육자치회, 조곡마을교육자치회, 낙안마을교육자치회가 구성돼 있으며 상사면, 저전동, 용당동에서 마을교육자치회 씨앗모임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작된 별량마을교육자치회의 강병택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병택 씨는 송산초 학부모로 2010년경 별량면에 정착해 지역, 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해온 마을교육 활동가다. 현재 놀빛송산마을학교 대표를 맡고 있으며 마을빵집이자 커뮤니티 공간인 우리밀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다. <편집자 주> 

 

순천시 별량면 별량마을교육자치회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강병택 씨.
순천시 별량면 별량마을교육자치회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강병택 씨.

 전남 순천시 별량면에는 별량초등학교, 별량중학교, 송산초등학교 3곳의 학교가 있고 전남1호 혁신학교인 송산초를 시작으로 세 학교 다 혁신학교로 지정돼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강병택 대표는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고민은 혁신교육 이전부터 있었지만 혁신학교 지정 이후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런데 혁신학교는 학교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완결성을 지향하다 보니 개별 학교 중심으로만 활동이 이뤄지고,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학교 내에서 도전 활동이 위축되고 안전교육이 강화됐다. 이런 한계를 넘어서려는 의지와 욕구를 가진 학부모와 주민들이 마을학교를 시작했고 그것이 바로 놀빛송산마을학교다.  
 주민과 학부모, 아이들이 마을 안에서 어우러지고 마을 자원을 활용한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마을학교 활동을 별량의 세 혁신학교와 연대해 확장해나갔고, 더 나아가 마을의 교육문제를 같이 고민해보자고 마을주민자치회에 제안했다.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은 자치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주민자치회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한 모임이 순천시의 마을교육자치회 육성사업과 맞아떨어지면서 다른 곳보다 2년 먼저 마을교육자치회 시범지구로 지정돼 2020년 별량마을교육자치회가 시작됐다. 별량마을교육자치회는 세 학교와 함께 놀빛송산마을학교, 별꿈마을학교, 첨산마을학교, 순천청소년오케스트라, 별량주민자치회, 별량행정복지센터가 참여하고 있다. 정기모임과 더불어 별량마을축제, 별량청소년정책마켓, 자유학년제 협력사업 등을 해왔다.
 

2021년 별량청소년정책마켓에서 발표된 청소년 의제들이 표현된 별량마을 지도.
2021년 별량청소년정책마켓에서 발표된 청소년 의제들이 표현된 별량마을 지도.

별량면 청소년, 마을 정책을 만들다
 이 가운데서도 별량청소년정책마켓은 단연 눈에 띈다. 별량청소년정책마켓은 2021년 주민참여예산으로 별량의 세 학교 학생과 교사, 마을교육자치회가 함께 기획하고 준비했다. 그해 6월 `지속가능한 행복한 별량공동체를 위한 청소년의 시선!`이라는 주제로 제1회 청소년 의제발굴 별량청소년정책마켓이 개최됐다. 송산초등학교, 별량초등학교, 별량중학교의 학생들이 토론과 마을답사, 설문조사, 인터뷰, 정책 관련 자료 수집 등을 통해 완성한 14개의 정책의제들이 발표되고 이 가운데 4개가 채택돼 주민참여예산에 반영됐다고 한다. 고속도로 소음 개선, 폐비닐하우스 재활용, 마을 쓰레기 문제, 어르신 보건교육시설 확보, 대중교통 부족 문제, 농촌마을 일손부족 문제, 자전거도로 만들기, 별량마을축제, 골목벽화 콘테스트, 별량기네스북, 어르신 약품배달 서비스 등 분야도 다양하고 실제로 현실 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도 많다.
 별량에서 나고 자란 청소년들이 직접 마을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냄으로써 자신이 사는 마을과 지역에 애착을 갖고 참여해 지역밀착형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교육과정으로 좋은 프로그램이라 하겠다. 올해도 `별량정책마당`이라는 이름으로 더 다양한 관심과 의제를 발굴해 2회 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주민자치회장님 말씀이 별량면 인구가 5700명가량 되는데 1년에 태어나는 아이가 2~3명이라고 해요. 이러다 별량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면서 이제는 아이들의 눈으로 봐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시더군요. 그게 중요한 시작 지점입니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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