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독서경진대회` 개최를 권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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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독서경진대회` 개최를 권고하며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8.05 11:20
  • 호수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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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관호 | 시인, 본지 논설위원장
서 관 호시인본지 논설위원장
서 관 호
시인
본지 논설위원장

 제8기 지방선거에서 남해군은 민주당 후보를 군수로 뽑은 영남 유일의 지자체로서 전 국민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겠으나, 저 나름의 해석은 우리 군민의 저력이라고 평가한다. 그 근거로서 과거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수차례 보여준 바 있기 때문이다. 제헌 박윤형(40세), 2대 조주영(44세), 4대 김정기(46세), 5대 최치환(36세), 5대(보궐) 김종길(40세), 8대 신동관(41세), 11대 박익주(50세), 13대 박희태(40세), 이분들이 처음 당선될 때의 연령이 정치인으로서는 매우 젊었다. 그렇지만 고무신선거, 막걸리선거 등 금권선거가 판을 치던 그 시절에도 우리 군민은 그 젊은 후보가 인물임을 알아보고 선택하였다. 이번 군수 선거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이번 선거는 우리 군과 군민 스스로를 위한 선택이었지, 어느 한 사람을 벼슬 시켜주기 위해 군민이 들러리서는 행사가 아니었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싶다. 
 이러한 평가는 군수 자신도 이미 잘 알고 있어서 새로운 군정 목표 "행복한 동행, 비상하는 남해"를 세우고 몇 가지 비전을 내걸어서 그 실행에 매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네 가지 비전 중에서 물리적인 것 `해저터널을 비롯한 국책사업의 순조로운 진행, 대규모 민자유치를 통한 더 큰 남해로의 비상` 이 두 가지는 외부적인 것인데도 비교적 쉬운 과제일 것이나,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청렴과 공정이 기본을 이루는 신뢰 받는 군정, 군민들과 함께 따뜻한 정이 넘치는 지역사회 조성` 이 두 가지는 내부적인 것이면서도 쉽지 않은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자고로 모래 위에 지은 집은 무너졌고, 대장은 용장이나 거느리는 군졸이 훈련과 사기가 부족한 군대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군민과 공무원의 자질을 바탕으로 세워야 할 두 가지 집은 그 터를 다지는 일이 우선일 것이므로 그 기초공사로서 인문학 강좌, 공무원 연수 등과 병행하여 `군민독서경진대회`를 개최할 것을 세부정책으로 제시한다.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생략하고, 명언 한 마디의 소개로 대신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이 시대의 석학으로 올봄에 작고한 이어령 박사의 말이다. 
 "풀을 뜯어먹는 소처럼 독서하라"
 사람은 끼니때가 정해져 있지만 소는 끊임없이 풀을 뜯다가 쉴 때에도 되새김질을 한다. 사람에게 있어서의 밥 먹기보다 더 많이, 소에게 있어서의 풀 뜯기처럼 항상 책을 읽으라는 뜻이니 독서를 통해서 얻는 마음의 양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회 세부사항으로 학생부, 청장년부, 노인부, 공무원부 등으로 나누어서 그 필요에 부응하는 읽을 책을 제시하고 대여하며, 도서관, 문학관, 문화원, 복지관, 각종 회관 등의 장소를 제공하고 분위기를 조성하며, 독후감 발표, 이야기대회 등으로 결과를 종합하여 시상하기를 연2회 정도 주기적으로 되풀이한다. 한 45년만 계속하면 군정과제는 이미 달성되어 있고, 군민의 행복지수는 중봉(中峰)을 넘어서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계획의 수립에 있어서는 먼저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다방면의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통해서 지름길을 모색하되, 가령 도서의 공급에 있어서는 수요가 많은 책은 출판으로 충당할 수도 있고, 예산의 절약은 물론 군민 작가와의 공생을 위하여 샘플을 먼저 기증받은 다음 선택의 과정을 거쳐 공급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또한 차제에 소규모 독서클럽을 여럿 육성하여 장기적으로 끌고 가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면 좋을 듯하다. 
 독서를 즐겨하는 한 선배가 있어 필자는 가끔 책을 갖다 드렸다. 그것은 그 분이 독서에 정진할 뿐만 아니라 늘 후배들을 좋아하였고, 자주 만나서 대화하였다. 저는 하는 일이 많아 늘 바쁘지만, 석사이고 작가인 저를 대화로써 끌고 가는 이 선배와의 조우를 늘 설레며 기다린다. 우리의 자라남은 비록 가난하였지만 섬놈의 옹졸함을 떨치고 사회에 봉사하며 살고,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하며, 고향을 주제로 정신문화를 나누는 선후배로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독서의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남해군이 이 정책을 받아들여 그야말로 비상하는 남해가 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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