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넝쿨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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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넝쿨 아래로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8.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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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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碧松 감충효 |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거름도 거름 나름 약도 되고 독도 되니   
식물의 체관부나 물관부 뿌리 살펴
삼투압 과학 원리에 삼요소가 약이다  

 
 아침에 일어나 남쪽 창을 보니 늘어진 포도 넝쿨의 수많은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간밤의 빗물을 잔득 머금고 유월의 푸른 윤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동쪽 창도 무성하기는 마찬가지다. 7월이 되어 포도가 익으면 창문을 열고 따먹을 수 있는 거리다. 문득 이육사의 《청포도》시가 떠오른다. 내 고장 칠월이면 더욱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기는 하다. 꽃을 매단 새가지가 뻗어가는 것을 자르지 않기로 했다. 친환경 초록 커텐이 저절로 쳐져 평상이 있는 옆집의 마당이 적당하게 가려지니 서로가 좋다. 
 아취 형의 철 구조물 양쪽에 심은 머루 포도 2그루와 일반 포도 2그루에서 작년의 수확은 머루 포도 몇 송이였는데 금년에는 두 종류 모두 상당한 포도 수확이 예상된다. 작년 가을과 금년 봄에 양질의 퇴비를 땅속 깊이 파서 묻고 넝쿨식물에 필요한 특수거름을 자주 투여하면서 비배관리에 땀 흘린 결과다. 일부러 전정을 하지 않고 뻗어가는 것을 자꾸 도와주었더니 무서운 기세로 내달린다. 건물의 남쪽 벽을 거의 덮었고 동쪽도 거의 절반을 덮었다. 바람 잘 통하고 햇빛이 좋으니 병충해도 별로 없다. 무농약 무공해 친환경 농법을 실천해 봄직하다.   
 넝쿨이 뻗어가는 곳에 사람 키보다 조금 높게 수평사다리 식으로 줄을 엮어주어 건너가게 하니 그 아래는 시원한 그늘이 저절로 생긴다. 여름에 벤치 하나 갖다 놓으면 금상첨화다. 넝쿨 아래로 부는 바람은 그야말로 녹색바람이다. 싱싱한 포도 잎과 포도송이가 바람에 흔들리니 풍요로운 느낌도 든다. 며칠 전 고향의 중·고등학교 재경동문회지 『망메새』 편집위원들 9명이 이곳으로 놀러오겠다는 연락이 왔다. 그 때가 포도를 따먹을 수 있게 익어가는 계절쯤이면 좋겠다. 아마 그 때는 반딧불이도 나타나리라. 각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자들인데다 시나 산문으로 사람 마음을 휘어잡는 재능까지 구사하는 문사들이 대부분이고 또한  향우사회의 귀감이 되시는 분들의 모임이라 필자가 가장 애정을 가진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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