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학 협치기반 교육자치협력센터, 교육·마을·세상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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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학 협치기반 교육자치협력센터, 교육·마을·세상을 잇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8.12 17:59
  • 호수 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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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마을교육공동체를 찾아가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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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성근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 센터장

순천의 마을교육공동체는 지역민들의 마을교육공동체 공부모임으로 시작해 2018년 전남 최초의 마을교육공동체 중간지원조직인 `순천시마을학교지원센터` 설립과 함께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 마을학교지원센터가 중간지원조직의 더욱 다양한 역할을 해내고자 2020년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로 명칭을 바꾸고 활동의 폭을 넓혀왔다. 2018년 교육부의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돼 설립된 민간위탁 형태의 센터로 현재까지 마을과 학교, 지자체(순천시)와 교육행정(전라남도순천교육지원청)을 연결하고 마을교육활동가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교육을 펼쳐왔다. 이렇게 풀뿌리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민·관·학교육거버넌스이자 교육협력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해온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에 대해 김성근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민·관·학거버넌스 실현 3대 협의체
정담회·실무협의회·마을교육자치회

 김성근 센터장은 순천의 민·관·학 교육거버넌스를 실현하는 3대 협의체로 정담회와 실무협의회, 마을교육자치회를 든다.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이하 센터)의 대표적인 활동인 `정담회`는 시민활동가, 교사와 마을교사, 학부모, 지자체·교육지원청 담당자, 시의원 등 다양한 순천시민이 매달 한 번씩 모여 교육과정, 돌봄, 교육경비, 공모사업, 기후위기 등 다양한 지역교육 의제를 논의하는 지역교육력회복실천공동체라고 한다. 김성근 센터장은 "정담회는 처음 18명으로 시작해서 현재 모인 이들만 260명이 넘고 코로나 유행시기의 3번을 제외하면 한 번도 빠짐없이 현재까지 매달 42차례 진행됐다"고 말한다.  
 이렇게 정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정책으로 반영하고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순천시, 순천교육지원청, 센터가 함께하는 실무협의회가 가동된다. 2018년 성사된 `순천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업무협약`과 2021년 제정된 `순천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조례`를 근거로 지자체와 교육행정과 중간지원조직이 원활한 소통과 협치를 해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풀뿌리교육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읍·면·동 단위의 민·관·학 교육거버넌스로 마을교육자치회가 있다. 아이들 배움터 조성, 마을교육과정 개발, 마을교사 양성, 주민자치회 내 교육분과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마을의 교육력이 회복되고 주민이 교육주체로 성장하고 마을과 교육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교육자치를 실현해나간다. 별량·낙안·조곡 마을교육자치회가 활성화돼 있고 그외 여러 마을에서 마을교육자치회 씨앗동아리를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김성근 센터장은 "마을교육자치의 근간이 되는 자치회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앞의 3곳은 마을에 활동가나 혁신학교, 마을학교 등 이미 기반이 있던 지역이어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활성화됐지만, 그 외 지역은 아직 센터를 학교 민원 들어주는 곳으로 오해하거나 학교든 주민이든 교육자치의 주체로 서는 일을 낯설어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어렵지만 주민자치회, 학교, 마을도서관 등을 찾아가 지역의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마을교육자치회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이를 통해 주민동아리, 축제, 교육 등 마을에서 하려는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고 재정 지원도 가능하다고 독려한다." 
 
지역화교육과정과 마을교사 양성 지원
 요즘 들어 마을교육공동체가 미래교육의 방향으로 제시되면서 마을교육과정이 지역화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순천에서는 2019년 동천을 중심으로 한 생태교육인 동천마을교육과정이 마련돼 지금까지 지속되면서 순천의 대표 마을교육과정으로 자리잡고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이어 2021년에는 순천만의 가치를 알고 공존과 협력 생태감수성을 키우는 순천만습지마을교육과정(생태)이 만들어져 별량중, 왕운중 등 4개 학교에서 실행됐다. 이외에도 순천 조곡동 철도관사마을활동가들이 마을교육자원을 발굴해 철도마을교육과정(지역사)을, 순천 왕지초, 주민자치회, 왕이마을학교 교사들이 왕의산을 중심으로 왕이마을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전래·생태놀이전문가, 교육농연구모임, 기후위기대응 교육활동가, 평화교육강사 등 다양한 마을교사 양성을 지원하며 청소년 민주시민 양성 프로그램으로 기적의 꿈 성장 프로젝트, 별량청소년 정책마켓, 재미난 제과점 등을 지원하고 있다. 
 
"중간이 있어야 행복하다" 
 김성근 센터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장 큰 문제로 드러난 것은 돌봄"이라고 말한다. 그 방안으로 센터에서 운영하는 것이 온마을온종일돌봄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없는 데는 없는 대로, 아이들이 과밀화된 지역은 그 지역대로 돌봄이 다 미치지 못한다. 이것은 학교의 어려움만이 아니라 지역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이제는 마을과 학교와 행정, 센터가 돌봄이라는 공동의 관심사에 좀더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이렇듯 교육도시로 유명한 순천의 힘은 중간지원센터를 매개로 광범위한 민·관·학 협치와 소통이 현장에서 이뤄지고 이것이 실질적인 교육정책과 제도, 지원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김 센터장은 "정담회를 돌아보며 가장 많이 나온 말은 지역교육 의제에 대한 소통과 공감, 배움과 성장의 자리라는 말이었고 이를 통해 순천의 따뜻함을 경험하는 공간이었다"며 "처음부터 뭔가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는 처음에는 서로를 알아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행정가인 하경환 씨의 말처럼 "중간이 있어야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nhsd@hanmail.net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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