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김형득
돌담에 깻단 나른한 오후
그 곁에서 졸다가
따다닥 참깨 꼬투리 터지자
화들짝 놀라 깨는 꿈
청대 솟구치던 날들은 가고
푸른 잎 하얀 꽃 모두 시드는 때
꿉꿉한 날들을 가려 담벼락에 널고
석양에 달아나는 깨알 줍다가
지나는 여름도 다시 그리워질 거라고
혼자 터지는 무단한 잔소리
흩어진 꿈 부스러기를 쓸어 담는
마른 깻대 같은 노인
저작권자 © 남해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