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조직 개편보다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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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조직 개편보다 중요한 것은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2.08.29 11:49
  • 호수 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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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권 기자

 남해군이 지난 18일 민선 8기 출범 후 첫 조직개편을 예고했지만, 조직 안팎으로 공감보다는 무관심이 지배적이라 우려를 낳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 행정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개편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간 예고한 바와 같이 장충남 군수가 `해양환경국` 신설과 함께 조직개편안의 윤곽을 드러냈다. 기존 해양수산과의 과도한 업무와 해양이 품어야 할 영역이 늘어나면서 해양환경국으로 승격한 것은 옳은 판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에도 조직개편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잦은 조직개편으로 인해 "신중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라는 정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2018년 군정을 이끌 때부터 2022년 이번 조직개편 예고까지 장 군수는 총 5회의 조직개편을 실시한다. 평균 연간 1회로 연례행사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간 장 군수 체제에서 신설·폐지되고 통·폐합된 부서의 사례를 몇 가지를 살펴보자.
 ▲2015년 상하수도사업소 신설(민선 6기) △2020년 1월 상하수도과로 명칭 개편 △2021년 5월 환경녹지과 내 상·하수도팀 분산 편입 ▲2015년 1월 환경수도과→환경녹지과(민선 6기)로 개편 △2018년 9월 경제산업국 내 환경녹지과로 편입 △2020년 1월 안전건설국 환경녹지과(상하수도과 포함) △2021년 7월 환경물관리단으로 명칭 변경 ▲2018년 9월 행정과 △2021년 7월 행정지원담당관실로 명칭 변경 △2022년 9월 행정과로 재변경 ▲2018년 9월 관광진흥담당관실 신설 △2020년 1월 관광진흥담당관실 폐지 ▲2018년 9월 문화청소년과 신설 △2020년 1월 문화청소년과 폐지 ▲2020년 1월 청년혁신과 신설 △2022년 9월 청년혁신과 폐지 등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상황과 변화에 따른 조직개편은 응당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4차례의 조직개편 동안 군민들로부터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서비스의 질이 향상됐다" 등의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은 잦은 조직개편 가운데 내실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결정이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들도 앞서 나열한 신설·폐지, 통·폐합된 부서의 이름부터 소속까지 기억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자기 업무의 증감에 대해서만 관심이 많다는 게 함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군민들이 행정조직 개편에 공감하고 기대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민선 7기 때, 그 이전에도 계속 지적돼 왔던 일부 공무원들의 자세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취재하면서 남해군 행정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면 "안 될 일을 되게끔 하는 자세보다, 가능한 일이지만 안 되는 이유를 찾는다"라는 내용이 많다. 이러한 평가는 다른 지자체 행정 서비스와 비교되면서 남해군 공무원도 감정이 상해버리는 상황으로 귀결된다. 결국 감정 속에서 본질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앞으로 있을 조직개편이 행정 안팎으로 공감과 기대를 받으려면, 일부 공무원들의 자만으로 가득 차있는 권위의식이 아닌 장 군수가 늘 강조하는 `소통과 공감`, 친절을 깊이 새기고 언행으로 드러나야 한다.
 이와 관련해 올해 7월 장 군수는 민선 8기 업무에 돌입하면서 지역신문사들과 가졌던 인터뷰에서 "말보다는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솔선수범(率先垂範)의 자세를 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 군수의 솔선수범이 부족했다면 두 배, 세 배 더 노력해야 할 것이고, 공무원들은 개인의 안위보다는 공직자 윤리 요강 4번 "국민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에 임해야 한다"를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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