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양성과 행정 지원·홍보체계 구축이 도·농교류 활성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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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양성과 행정 지원·홍보체계 구축이 도·농교류 활성화 방안"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9.02 14:02
  • 호수 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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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농촌관광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한 박명식 남해군체험휴양마을협의회 회장

 남해군 관광업에 종사하는 현지인이 남해군 농촌관광과 도·농교류에 대한 연구 논문으로 경상국립대학교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박명식 남해군체험휴양마을협의회 회장이다. 박명식 회장은 「남해군 농촌관광 및 도·농교류에 대한 방문객 및 지역민의 인식에 관한 연구」라는 실행연구 논문으로 경상국립대학교 시스템공학과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 회장은 설천면 갱번마루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경남도립남해대학 원예조경과 겸임교수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온 학술논문 가운데 남해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거의 없는 현실에서 박 회장의 이번 박사학위 논문은 남해군 지역을 대상으로 현지인이 수행한 질적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갱번마루 생태문화학교 내 도둑게 생태관찰학습장 앞에 선 박명식 회장.
갱번마루 생태문화학교 내 도둑게 생태관찰학습장 앞에 선 박명식 회장.

"마을·자연 자체가 남해 재방문 요인"
 박명식 회장은 이번 논문을 쓴 배경으로 "남해는 소멸위험 지역이고 산업시설이 전무한 데다 관광 수입이 없으면 지역사회나 주민들이 문화적 혜택을 받기가 어려운 곳이다. 제가 조경을 전공한 만큼 관련된 관광산업에 대한 연구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해 토착민으로서 남해문화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희망으로 연구에 착수했다고. 
 설천면이 고향이고 진목초등학교(1999년 폐교, 현 갱번마루)가 모교인 박명식 회장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남해군 관광산업과 관련하여 남해군 전역에서 방문자, 토착민, 귀촌인이 농촌관광과 도·농교류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표본 설문조사를 했다"고 연구과정을 설명했다. 연구결과에 대해 그는 "남해군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랜드마크가 될 법한 것들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입하려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재방문율이 높지 않다. 재방문 의사는 좋은 자연환경과 221개 마을이 가진 특성과 자원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문자들은 진입도로의 불편함, 특산품과 기념품 부재, 청결·위생 문제를 제외하면 대체로 남해군의 마을 자원과 자연경관을 높게 평가한다. 이에 비해 지역민들은 정작 이런 부분을 과소평가하고 자부심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남해군 농촌관광과 도·농교류 사업 활성화 요인을 분석한 그는 "지역마다 농어촌체험휴양마을이나 문화마을이 있지만 70~80%는 부실화되고 형태도 변질되고 있어 행정에서 도·농교류 사업의 가치와 지역민 인식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자신이 4년째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갱번마루 마을을 예로 들었다. 갱번마루 마을은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설천면 일대 9개 마을이 건강·생태·체험·휴양을 주 테마로 한 권역사업과 농촌체험휴양마을, 생태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갱번`은 바다를 뜻하는 남해 방언이다. 갱번마루도 예전에는 적자가 발생하고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 운영성과가 좋아지고 지난해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특히 갱번마루는 2019년 시작한 도둑게 유생털이 체험 프로그램 `게야 그 길을 건너지 마오`가 2020년 환경부 우수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정되는 등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초등학생 2천여 명이 비대면으로 도둑게 산란 체험학습을 했다.
 
"마을사업 부서·운영자 전문성 높여야"
 박 회장은 "지역과 마을에 대한 인식개선이 되고 행정의 체계적인 지원이 따라준다면 농어촌체험휴양마을이 군 관광산업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이런 마을 한 군데서 한 해 관광객 1만명씩만 끌어들여도 10만 명은 더 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와 어려움은 무엇일까. 농어촌체험휴양마을 등을 시작할 때 행정에서 하드웨어 사업 위주로 하고 운영은 토착민에게 그대로 맡겼다. 적절한 교육이나 경험 없이 지역사람들이 운영하려면 한계에 부닥치고 이는 곧 부실화로 이어진다는 것. "사무장 체제로 교육과 재교육을 시키면서 운영해오고 있지만 보수는 적고, 일에 대한 자긍심은 떨어지게 돼 이직률이 높은 게 현실이다. 운영위원장부터 사업의 가치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행정도 능력 있는 이들이 참여할 수 있게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
 박명식 회장은 자신의 박사학위논문 연구를 바탕으로 남해군 도·농교류사업 활성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제언을 했다. 박 회장은 "현재 마을사업은 농업기술센터가, 시설 쪽은 지역활성과가 담당해 비효율적이다. 담당부서를 통폐합하고 전문성 있는 공무원이 이를 총괄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부서의 전문성 향상, 도·농교류 전문가 양성, 정부·지자체 지원체계와 홍보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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