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어르신 감사편지 써 본사 찾아
지난 7월 말. 삼동면 고암마을에 사는 김범석 어르신이 아들을 대동하고 신문사를 찾아 기자에게 한 장의 편지를 내밀었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한창이던 그때, 어르신이 승용차로 30분 거리인 신문사를 몸소 찾아 편지를 내민 사연은 다음과 같았다. "제반 여건이 미비하여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으로 의료시설이 가장 취약하여 불편을 겪어오던 중 시문리에 시문보건진료소를 개설하고 지금까지 주민보건 향상에 유일한 건강관리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
자필로 정갈하게 쓴 편지에서는 그 시문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애란 소장을 칭찬하는 글귀가 이어졌다. "다정다감한 성품으로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백의천사가 아닌가 싶은 정애란 소장은 불철주야 불피풍우 관할 주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하여 때로는 가정까지 직접 방문하여 노인들의 일상까지 따뜻하고 각별한 정성으로 혼신을 다하여…, 지역주민 모두는 칭찬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감동하지 아니할 수 없다…" 지극한 정성과 고마움이 담긴 내용에 이어지는 편지는 정애란 소장에게 "근무를 마치는 그날까지 건강하고 꽃길만 걸으면서 행복하시라"는 인사와 감사의 말로 마무리했다.
이 편지를 전달받은 기자는 정애란 소장을 만나 이러한 사연을 전하고 인터뷰를 요청할 참이었다. 그러나 전화로 만난 정 소장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인터뷰 요청을 한사코 물리쳤다.
알고 보니 정 소장은 하동 위태보건진료소에서 근무할 때부터 각종 선행과 봉사로 명성이 자자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정 소장이 이웃에게 베푼 작은 친절과 선의가 80대 고령의 어르신을 움직여 몸소 고마움을 알리게 한 이 아름다운 사연은 남해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