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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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른이 된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9.26 17:34
  • 호수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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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우리는 어른이 되면 절대 이런 말은 하지 말자!"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씩은 해봤던 말일 것이다. 그 시절 친구와 나누는 고민과 조언은 거부감없이 맘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어른들의 말씀은 충고로만 느껴져 잔소리로 치부해버린 것 같다. 
 시간이 흘러 부모가 되고 보니 지난날의 게으름과 잘못된 처신이 얼마나 크게 삶의 무게로 다가오는지 알기에 자녀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강요하지만, 그들도 어린 시절의 나처럼 잔소리로만 느껴질 것이다. 나도 결국 잔소리하는 어른의 길을 그대로 답습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진주시에서 추진하는 아동학대 인식개선 모임에서 육체적 학대 못지않게 언어폭력 또한 심하게 행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동에게 하지 말아야 할 100가지 말"을 교재를 통해 보면서 단어 대다수가 일상에서 자식에게 자주 했던 말이어서 괜스레 회의 중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 좋은 취지의 회의였고 가슴에 많은 여운도 남았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는 한 가지 의문은 회의가 끝난 지금까지 계속 머릿속을 남아있다. 
 취지가 좋은 회의에 몰입하다 보면 참석자 모두가 한 방향의 목소리를 내게 되고 그러다 보면 때때로 편향적 결과를 만들어 버리는 우를 범하곤 하는데 이날의 회의에서도 꼭 다뤄야 하는 주제는 다루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아동의 권익은 보호되어야 마땅하지만, 그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른이 된다. 따라서 조건 없는 보호보다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인격을 갖추는 교육이 중요한데 그에 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나누지 못한 그날의 회의가 지금까지 아쉬움이 남는다. 보호가 당연한 만큼 자립해 당당히 걷게 만드는 교육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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