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뜰에 놀러오세요 │ 글·그림_김형득
물 드는 밤에는 불 밝혀 배 젓고
낙지 멸치 서대 낭태
물 빠진 낮에는 바구니 호미 챙겨
파래 미역 홍합 바지락
좋다 싫다도 눈치
온다 간다도 눈치
자식 젖먹이기도 눈치
돌아보니, 눈물 바다 시집살이
물 빠지면 썰물
물 들면 밀물
사는 것도 똑 같은 줄 알았지
한번, 멈추었으면 싶은
그런 순간은 있기는 했을까
새벽노을에 바래는
일렁거리는 바다의 불빛
아픔인지 추억인지
차마, 옛날이 그립다고
말하지 못하겠네
파도가 자면 잠들고
파도가 깨면 뒤척이고
시부모 눈치 대신
이제는, 바다 눈치 보고 사네
그 세월이 한참 되었네
부두에 묶여 떠나지 않는
오래된 습관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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