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해 이순신순국공원 인근 도로 비탈면의 쓰레기를 치우고 꽃밭을 만든 고현면 차면리 차면마을 주민들이 올해 4월에도, 폐기되는 꽃을 기증받아 같은 장소를 정리하고 꽃밭을 일군 일을 보도한 바 있다. 고령의 어르신들은 낫과 호미로 잡초를 제거하고 중년의 주민들은 곡괭이와 삽으로 땅을 골라내고 비료를 뿌려 기반을 다져놨다.
지난 7일, 차면마을 주민들과 양한성 차면마을 이장, 이규성 국립공원 노량분소 소장과 직원들이 어울려 도로 비탈면에서 땀 방울을 흘리며 잡초를 솎아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추국과 동국은 10월부터 12월 사이에 개화하는데, 이 시기를 대비해 국화 주변을 정리하며 쓰레기도 치우기 위해 손발을 모은 것이다. 군청과는 무관하게 마을 주민들이 솔선해서 나선 일이라고 한다.
이번엔 지난 4월보다 주민들도 더 많이 모였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 주민은 "힘이 들긴 해도 이렇게 해 놓으면 우리 마을이 고와지는 거니까, 꽃 피면 그때 와서 찍지 일하는 건 뭣 하러 찍어" 라며 손사레를 친다.
올해 늦은 가을, 마을 주민들이 일군 국화밭이 활짝 핀 모습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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