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면 박 씨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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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면 박 씨 할머니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10.21 16:04
  • 호수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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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_김형득

아저씨 서른아홉에 가시고
어찌 자식들 키우고 사셨어예?

온갖 일 다 했지
남의 집 밭매고 보리 베고
똥도 퍼 날랐지
어린아이 데리고 가서 
남의 집 산소 벌초도 하고
애들 학비 급하면 
집집 새벽 문 두드려
백원도 채고* 천원도 채고

아이쿠, 우짜노
어르신 눈동자 
여름 노을처럼 붉어져 버렸네
눈 밑 주름 사이에 
진주알 하나 굴러내리네
 
요새는 어찌 지내시는데예?

오십 넘은 막내
나 여기 두고 
나가서 편하게 살으라캐도
에미 두고 못 간다고
키워주셔서 고맙다고, 글카지

날이 갈수록 어째
저녁노을은 더 고와 보이는지!

* 채고: `빌리고`의 경상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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