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 김형득
바람보다 넓은 시베리아 들판에서 소떼 살찌우며 자유롭던 견우는 떠돌던 바람이 식어가는 음력 칠월의 어느 저녁 직녀의 따신 입김이 그리웠다 달이 절반쯤 차올랐을 때 견우의 그리움은 보름달보다 더 가득해져 은빛 별강 건너편 밤조차 밝은 남태평양 섬에서 노을로 양탄자를 짓고 있는 직녀를 보러 갔다 직녀는 아침이 올 때까지 꿰매지 못한 갈망을 견우의 어깨에 기대었다 지치도록 기다렸다가 쏟아져버리는 별 같은 눈물
그 사랑을 바라보다가
젖어버린다
그 사랑 아니더라도 어차피
잠 못 드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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