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 박대엽, 사진 갤러리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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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박대엽, 사진 갤러리 열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11.22 15:54
  • 호수 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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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개인 갤러리 개관 … "사진·그림 공유공간으로 활용하세요"
촌놈 박대엽 작가가 지난달 30일 개인 갤러리를 열었다. 그는  외부와 팔각의 독특한 구조로 된 이 갤러리가 자신뿐 아니라 모든 이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공유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사진제공: 촌놈 박대엽 작가〉
촌놈 박대엽 작가가 지난달 30일 개인 갤러리를 열었다. 그는 외부와 팔각의 독특한 구조로 된 이 갤러리가 자신뿐 아니라 모든 이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공유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사진제공: 촌놈 박대엽 작가〉

 사진작가 촌놈 박대엽(미조·69·사진) 씨가 자신의 오랜 꿈을 이뤘다. 개인 갤러리인 `촌놈 박대엽 갤러리`(미조면 미조로14번길 20)를 연 것이다. 박대엽 작가는 지난달 30일 동료 사진작가와 이웃 주민, 가족의 축하를 받으며 갤러리 개관식을 가졌다.
 미조면에서 나고 자란 박대엽 작가는 열일곱에 배를 타고 뱃사람이 됐다. 배를 타면서 돈을 벌고 카메라를 사게 된 그는 세상 풍경을 찍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세상사 기록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렇게 독학으로 접한 사진 여정은 지금껏 50년 넘게 계속되었고 자연스레 개인 갤러리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개인 갤러리를 연다는 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장소를 여기저기 물색했지만 법 제약도 많고 내 땅이 있어도 마음대로 지을 수 없더군요."
 세월만 물색없이 흘렀다. 그러다가 지난 7월 우연히 이 건물을 매입하게 됐다. 원래 다른 사람이 매입하기로 돼 있었는데 박 작가가 알아볼 즈음 그가 매입 의사를 거뒀다고.
 "35년 된 낡은 건물이지만 리모델링을 하려고 내부를 뜯어내고 보니 35년 전부터 내게 오려고 지어진 건물 같았지요." 내부와 외부가 모두 팔각으로 이뤄진 건물 구조를 그대로 살렸더니 재미있는 갤러리가 되었다. "바깥기둥 8개, 안 기둥이 8개예요. 사람이 가운데 서서 평면을 보는 것과 각이 있는 면을 보는 건 시각적으로 다릅니다. 팔각 면에서는 옆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공간에서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지요. 한 면만 집중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갤러리로서 장점이에요." 
 박 작가가 갤러리를 만들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모니터다. 전시된 사진과 사진 사이에 모니터를 5개 설치했다. 모니터마다 주제별로 5천 점가량의 사진작품이 들어 있다. 대략 2만5천 점의 사진작품을 모니터를 통해 다채롭게 선보이는 셈이다. 사진은 계속 추가할 계획이다. 
 "남해, 바다, 여행 등 모든 것을 종합한 사진들이 들어 있지요. 새, 물 사진도 있고 세로 사진만 따로 보여주는 것도 있어요." 25년 전부터 꾸준히 찍어온 회접시 사진은 박 작가의 `삶의 현장` 기록으로 갤러리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8일 개기월식 때 박 작가가 찍은 붉은 달.

 그런데 막상 갤러리를 차리고 보니 감회나 소회 같은 건 없단다. 박 작가는 다만 "이 갤러리는 내가 준비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아마추어건 프로이건 그림이나 사진을 여기서 공감대를 갖고 전시하게 내줄 것"이라고 말한다. 
 벌써 전시문의는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대관료가 비싸서 전시가 어려웠던 기억이 있는 그이기에 전기세 정도만 내주면 된다고. 현재 2층에는 학원이 들어가 있는데 지역 후배들이 공부하고 있는 곳이라 생각해서 2~3년 정도 쓰도록 내주었다. 나중에는 지역 특산물 코너와 차 한잔 마실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박대엽 작가는 요즘도 새벽 5시면 일어나 매일 사진을 찍으러 바다로 산으로 나간다. 그러고 나서 일주일에 6일 생선 경매장에 나가고 삶터인 횟집을 꾸려 나간다.
 "가끔 사람이 외로워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카메라를 들고 나만의 공간인 바다로 나가 나만의 시간을 보냅니다. 바닷가 비렁(절벽)을 바라보고 있으면 파도가 와서 확 부딪쳐요. 그러면 끓었던 속내가 가라앉고 내가 비렁이 된 것 같아요. 비렁처럼 묵묵하게 살아가는 거지요. 그런 시간을 보냄으로써 세상과 소통해요. `촌놈 갤러리`는 내가 떠난 뒤에라도 먼 훗날까지 지속되기를 바라면서 준비를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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