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소녀가 밝히는 솔직한 교육현실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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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소녀가 밝히는 솔직한 교육현실과 희망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2.11.22 16:51
  • 호수 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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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교육연대 출범식 김민지 연사 공감 불러일으켜
남해교육연대 출범식이 지난 5일 남해유배문학관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17세 소녀 김민지 씨가 청소년 대표 연사로 참여해 교육현실을 지적하고 희망을 전했다.
남해교육연대 출범식이 지난 5일 남해유배문학관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17세 소녀 김민지 씨가 청소년 대표 연사로 참여해 교육현실을 지적하고 희망을 전했다.

 남해교육연대 출범식이 지난 5일 남해유배문학관 다목적홀에서 열린 가운데 어른들의 눈과 귀를 주목시킨 소녀가 있었다. 소녀의 발언은 출범식에서 가장 큰 경종을 울린 시간이었다. 
 올해 17세 청소년 김민지 씨는 남해교육연대 출범식에서 청소년 대표 연사로 자리해 지난 5월 고등학교에서 자퇴했음을 밝히며 남해군, 나아가 대한민국 사회에서 다양성의 존중과 현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신랄하게 꼬집었다.
 김민지 연사는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공교육에 대한 맹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분명히 공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제가 자퇴를 한 이유도 제가 공교육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 것과 매우 큰 관련이 있다. 가장 큰 문제점 중 첫 번째는 입시제도에 맞춰진 공교육의 초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 대부분이 꿈꾸는 전공을 택해서 가기보다는 성적에 맞추어 대학을 진학하고 성적에 따라 꿈을 선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고학력의 사람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확률이 높다"며 "그러니 꿈을 꾸라고 말하는 학교이지만, 정작 결과물로서 우리가 꿈을 선택할 수 있을까? 학교에서 진행하는 직업체험이나 진로체험 등이 과연 순기능대로 작용할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김 연사는 "물론 자신이 원하는 진로와 관련된 수업을 듣지만, 문제는 그 진로 자체가 성적에 맞춰서 함께 결정된 경우가 더 크다는 것"이라며 "스스로 원하는 일을 속여 가면서까지 이름값이 높은 대학을 선택하기 위해 아등바등거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연사는 학교 시험과 사교육의 연관성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저에게 시험은 학교에서 학습한 내용들을 어느 정도 내가 이해하고 있는지, 나의 이해도를 확인하기 위한 용도였다"며 "그렇기에 저는 그 어떤 학생보다 학교수업에 집중하는 학생이었고 시험도 곧 잘 해내왔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진학하며 저한테는 상황이 무척이나 달라진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연사는 "사교육을 통해 예습하지 않은 학생들은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진도와 속도, 저는 그런 시험을 해낼 수가 없었다"며 "처음에는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고 왜 사교육을 미리 받지 않았는지 후회만 막심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 후로는 생각이 조금씩 변했다. `학교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과연 이거였을까? 누가 더 많이, 미리 공부해 와서 누가 더 기출문제를 많이 아는지, 누가 더 수학유형집을 많이 돌렸는지, 이런 것들을 확인하려고 내가 학교에서 공부해야 하는 걸까?`라는 의문점이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연사는 "공교육을 받는 이유는 시험을 잘 봐서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생기부(생활기록부)를 열심히 만들어서 좋은 원서를 쓰기 위해서 등 그 어떤 것도 아니다"라며 "공교육이 본래 수행해야 하는 기능이 학생들의 내적인 수양과 외적인 발육을 균형 있게 하고, 사람과 사람 간에 필요한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라면 그 의무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적에 있어 등급이 나누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성적을 높이고 싶다는 의지가 자기 발전에 목표가 있어야 올바른 경쟁이고 배움"이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그는 "하지만 지금 학교는 그 많은 것들을 잊어가고 있다. `생기부를 위해서 한 줄이라도 더 만들라고 말하는 학교가 아닌, 학생들의 관심사에 구체적인 관심을 가지는 그런 학교와 사회가 돼야 한다"며 "체육시간에 영화를 보고, 진로와 연관되게 보고서를 써오라는 학교가 아닌, 오늘 너의 관심분야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어봐주는 학교와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연사는 "시험만 잘 치는 천재들이 아닌 자신이 선택한 각 분야에서 가장 빛이 나는 인물을 양성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변화하길 기대한다"며 "우리나라는 그만한 원석들을 가장 많이 가진 나라"라고 말했다. 끝으로 "제가 자라나가는 사회와 앞으로의 사회가 한걸음씩 변화하길 기대하고, 앞으로 저도 누군가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늘 살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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