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벗어나려면 기술·제도 개선 앞서 생태적 삶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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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벗어나려면 기술·제도 개선 앞서 생태적 삶 실천해야"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11.24 17:42
  • 호수 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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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 교수 `기후위기시대` 주제 강연
남해기후행동 강연회, 지난 9일 열려

남해기후위기군민행동이 탄소중립과 에너지자립을 통한 기후행동 1번지 남해군을 위한 다양한 교류·협력 활동에 나서고 있다. 남해기후행동은 지난달 29일과 30일 독일에서 온 농업 및 에너지 전문가 3인과 함께 남해를 돌며 독일의 농업과 에너지자립 사례를 듣고 남해군에서의 농업과 에너지자립 실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달 3일에는 남해군민햇빛발전협동조합 추진위원회 회원들이 광주광역시 에너지자립 선진지 견학을 다녀왔다. 지난 9일에는 강수돌 고려대학교 융합경영학부 명예교수의 초청강연 `기후위기시대의 생태적인 삶`을 개최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남해기후행동의 활동을 소개하고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남해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강수돌 고려대학교 융합경영학부 명예교수
강수돌 고려대학교 융합경영학부 명예교수

 남해기후위기군민행동(대표 김광석)은 지난 9일 강수돌 고려대학교 융합경영학부 명예교수를 초청해 `기후위기시대의 생태적인 삶`을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남해읍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이번 강연은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을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하려는 취지로 열렸다.
 강수돌 명예교수는 세종시 조치원읍 고려대 세종캠퍼스에 재직할 당시 마을 이장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승자독식의 자본주의적 삶과 한국사회의 과도한 경쟁체제를 비판하며 생태적인 삶을 살다가 지난해 고려대에서 명예퇴직했다. 올 3월 하동군 금남면 대치마을로 귀촌해 제2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강 교수는 하동에 정착한 이유로 고향인 마산의 풍경과 가장 비슷하다는 점을 들었다. 마을공동체와 대안적 삶을 모색해온 그는 『나부터 교육혁명』, 『나부터 마을혁명』, 『팔꿈치 사회』, 『강자동일시』 등 교육·문명 비판서를 저술했고 올해에도 자본의 경쟁 논리를 맞설 생명의 철학을 담은 책 『부디 제발』을 출간했다.

 강수돌 교수는 강연 서두에 "기후위기는 전 지구적인 문제로 지구 전체가 세월호처럼 가라앉고 있는 현실이지만 아무도 구명보트를 만들어 탈출할 생각을 안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100년 동안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종의 변화와 멸종, 농어업 피해, 팬데믹을 상시 겪게 됐다. 이제부터라도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이른바 좋은 대학과 직장, 돈과 성공한 삶을 향한 달리기를 멈추고 나와 지구를 구하기 위해 자기 삶을 어떻게 재구성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자본주의가 주는 안락함과 편리함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삶의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방식에는 기술혁신·탄소표집 같은 기술주의적 접근, 탄소세·배출거래 같은 시장주의적 접근, 제도개혁·그린뉴딜 같은 제도주의적 접근 등이 있지만, 결국 개발·생산·소비·유통·폐기 등 전 과정에 대한 성찰과 대안을 고민하는 생태주의적 접근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교수는 대안으로서의 생태주의적 삶에 대해 설명하며 "생산자이자 생활인으로서 창조적 인간으로 살아갈 것, 세심한 절약, 에너지와 식량 자급, 나눔, `밥이 똥이고 똥이 밥`인 순환적 가치를 실천하는 생활, 자치, 공동체, 교육·노동·복지·농업에서의 사회구조 변화, 일상에서 생태적 삶을 실천할 것"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수돌 교수는 "바닷물의 짠맛이 3.5%의 소금으로 유지되는 것처럼 인구의 3.5%만 바뀌어도 인간사회는 변할 수 있다"며 "모든 변화는 개인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우리 민초들의 삶, 저변이 바뀔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소모임을 통해 인간적 친밀감을 느끼고 나누면서 3.5%의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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