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자전거 달려 1853㎞, 그랜드슬램 달성한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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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자전거 달려 1853㎞, 그랜드슬램 달성한 부부
  • 김희준 기자
  • 승인 2022.12.02 17:51
  • 호수 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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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베스트샵 정재영·허임선 부부

정재영·허임선(63·읍 거주) 부부는 1984년 남해로 이주해와 40여년째 살고 있다. 지금은 없어진 금성사 수리기사로 일하며 형제처럼 친해진 지인들 덕분에 남해에 정을 붙일 수 있었고 현재는 LG베스트샵 남해점을 운영하며 시간 날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있다. 산행을 좋아해 팔도명산을 찾아 백두대간 종주까지 마친 부부는 우연한 기회에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수년간 국내 자전거길을 완주하고 올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자전거를 맘껏 탈 수 있는 주말만 기다린다는 이 부부의 못 말리는 자전거 사랑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남해로 들어온 지도 어언 40여년째인 정재영 부부, 꼬박 2년이 걸려 2012년에 백두대간 종주 챌린지를 마치고 무료하던 어느 날, 자전거 종주길 개통소식을 들은 부부는 자전거에 관심을 두고 있다가 결국 2018년 MTB(산악용 자전거)를 구입하기에 이른다. 자전거 종주길에 도전하기 위해 동네에서, 남해 곳곳에서 산악자전거를 연습한 부부가 2019년에 처음 도전한 자전거길은 `섬진강자전거길`이다.
 섬진강자전거길은 전북 임실 섬진강 생활체육공원에서 전남 광양 배알도 수변공원까지,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길이 149㎞의 자전거길이자 남해에서 가장 가까운 자전거길이다. 평소 산행으로 체력을 키운 부부지만 처음 도전하는 장거리 자전거길을 140㎞ 이상 달린 시점부터는 무릎도, 허리도 아프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부가 서로를 보호해가며 주변 경관을 즐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종주를 마칠 수 있었다.

정재영(왼쪽)·허임선(오른쪽) 씨 부부가 그랜드슬램 인증패를 들고 있다.
정재영(왼쪽)·허임선(오른쪽) 씨 부부가 그랜드슬램 인증패를 들고 있다.

자전거길을 아세요?
 전국에는 모두 12개의 자전거길이 있다. 짧게는 아라자전거길(경인아라뱃길 따라 21㎞)부터 국토종주 낙동강자전거길(안동댐-낙동강 하구둑까지, 389㎞)까지, 국토종주인증제를 통해 공식 종주 인정을 받을 수도 있다. 12개의 모든 구간을 종주하면 국토 완주 `그랜드슬램` 인증을 받는다.
 정재영·허임선 부부는 2018년부터 종주에 도전, 모든 자전거길을 완주하고 지난 10월에 마침내 그랜드슬램 인증을 받았다. 길이로는 1853㎞이고 제주 환상자전거길 234㎞는 2박 3일간 여행하며, 낙동강자전거길 389㎞는 4번의 도전만에 완주할 수 있었다. 그간 길러온 체력 덕에 좀 힘들어도 하루 자고 나면 멀쩡하다는 정재영 씨, 그랜드슬램 달성 이후 소식을 들은 지인들의 종주 코스나 숙소, 일정 문의가 많아졌다고 한다.

워라밸, 주말은 자전거와 함께
 4년간 자전거길 종주에 도전해온 부부, 체력도 중요하지만 사업장을 운영하며 어떻게 시간을 냈을까? 정재영 씨는 "나이 들수록 사업에만 매달리기보단 주말이면 가게 문닫고 종주길에 오르는 거죠. 돈 대신 얻는 게 많아요. 부부가 함께 노을을 바라보며 달리고 대화도 할 수 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잖아요. 그리고 달리다 보면 구간별 인증 도장을 받는 빨간 부스가 눈앞에 다가올 때 성취감도 맛볼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더불어 새로 자전거를 시작하는 사람에겐 "처음부터 장거리에 도전하기엔 시간내기도 힘들 거에요. 가벼운 마음으로 안전장비를 잘 착용하고 주변부터 달려보세요. 가끔 모르는 사람들과 달리다 보면 경쟁심이 생길 때가 있는데 사고위험이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하체근육도 키우고,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재미도 있으니 일단 타 보세요" 라고 조언했다.

남해 풍경 더하기 자전거
 자전거를 온전히 만끽하고 싶어 동호회 활동은 하지 않는다는 정재영·허임선 부부는 남해 모든 곳이 자전거 타기에 좋지만 특히 물미해안도로 코스 경치가 좋다고 한다. 다만 공도라 차량운행이 많으므로 초보자에게 추천하진 않는다고. 대신 노량~지족 구간을 추천했다. 힘차게 달리다 보면 뱃살이 빠질 정도로 힘이 좀 들지만 경치도 좋고, 자전거 타는 재미도 있는 코스라 외지에서도 많이 온다고 한다.
 "남해에도 자전거 동호인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국도가 너무 좁은 곳은 덜 위험하게 길도 넓히고 자전거길을 만들어 표시도 해주면 좋죠. 남해 경치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자전거 안 타면 손해예요."
 이 부부는 이제 12개 자전거길을 역방향으로 재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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