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석·채신비(남해고등학교 3학년), 철저한 자기관리·공부·학교생활 전부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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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석·채신비(남해고등학교 3학년), 철저한 자기관리·공부·학교생활 전부 `만점`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2.12.23 11:36
  • 호수 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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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저녁 6시 서울대학교 최종합격 발표
이주석 생명과학부, 채신비 응용·생물화학부
남해고, 10여년 만에 서울대 2명 동시 합격

 최근 두 학생으로 인해 남해군이 떠들썩하다. 남해고등학교(교장 박영남) 3학년 이주석·채신비(2004년생) 학생이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는 소식 때문인데, 두 학생은 남해읍 출신으로 해양초등학교와 남해중학교(이주석), 남해여자중학교(채신비)를 졸업한, 남해를 벗어난 적이 없는 남해토박이다.
 둘 다 자연계열이지만 전공은 다른데, 이주석 학생은 생명과학부, 채신비 학생은 응용·생명화학부에 합격했다. 이주석 학생은 합격한대로 서울대에 입학할 예정이고, 채신비 학생은 원광대학교 의예과도 동시에 합격해 의대로 진학할 예정이다.
 특히 남해고등학교에서는 10여년 만에 서울대학교 최종합격을 2명을 배출해낸 쾌거를 이뤄냈다.
 합격 소식 전까지는 경쟁하던 사이였지만, 두 친구는 서로의 활동을 상세히 설명할 수 있을 만큼 꿈을 응원하는 훈훈함을 보였다. 지난 21일 남해고등학교 교장실에서 만난 이주석(이하 주석)·채신비(이하 신비)두 학생은 대입부담감을 내려놓고 여느 고등학생과 같은 모습이었다.

남해고등학교에서 10여년 만에 서울대학교에 학생 2명이 동시에 합격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 주인공들을 지난 20일 남해고등학교 교장실에서 만났다. 이주석(오른쪽)·채신비(왼쪽) 학생과 두 학생을 2학년 때부터 집중관리한 권정우(가운데) 국어교사이다. 두 학생은 사진 속 포즈를 제안했고 자신들을 위해 애써준 권정우 교사를 가운데 모셔야 한다고 배려했다.
남해고등학교에서 10여년 만에 서울대학교에 학생 2명이 동시에 합격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 주인공들을 지난 20일 남해고등학교 교장실에서 만났다. 이주석(오른쪽)·채신비(왼쪽) 학생과 두 학생을 2학년 때부터 집중관리한 권정우(가운데) 국어교사이다. 두 학생은 사진 속 포즈를 제안했고 자신들을 위해 애써준 권정우 교사를 가운데 모셔야 한다고 배려했다.

언제부터 서울대를 목표로 삼았나
 주석·신비는 1학년 때부터 서울대학교를 처음부터 목표로 삼지는 않았고 상대적으로 많이 낮은 등급의 학교들을 생각했다고 전했다. 1학년 때에는 친구들과도 잘 놀면서도 SNS는 끊고 시험기간에는 충실히 공부에 임했다고. 
 두 학생은 "저희 학년은 2020년에 입학했는데, 그때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1학기는 사실상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다"며 "내신을 준비하는 시험에 대한 힌트를 온라인 수업에서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집중만 잘하면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두 학생은 시험성적뿐만 아니라 학업성취도, 전공 관련 활동 등을 준비해 1학년을 잘 마쳤다. 
 2학년이 된 두 학생, 이를 눈여겨본 권정우 국어교사가 서울대를 목표로 준비해보자고 응원했고, 주석·신비는 2학년 겨울방학부터 본격적으로 서울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모범생의 일탈과 슬럼프 극복
 주석·신비도 매 시험, 매 순간 모든 과목, 활동 등에서 1등급을 받은 건 아니라고. 신비는 대부분 학생들이 그러하듯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끝나면 곧 있을 모의고사를 준비해야 하는데 시험에 집중했던 자세가 풀어지는 친구들이 많았다"며 "공부하려고 하면 노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으니 다시 집중하는 게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주석이는 "지칠 때도 있었지만, 저는 꿈과 목표가 명확했기 때문에 공부가 반드시 필요했다"며 "그래서 제가 할 일은 공부라고 여기고 일탈에 대한 유혹은 크게 와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학생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일까?
 주석이는 "중학생 때 피파온라인, 오버워치와 같은 온라인 게임을 많이 했었는데, 고등학생이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끊어야 했다"며 "그래도 정말 하고 싶으면, 주말 식사시간에 PC방에 가서 밥을 먹으면서 1시간 정도 게임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는 주석이의 2~3학년 담임을 맡았던 권정우 교사도 몰랐던 사실이라고. 
 신비는 "눈이 호강할 수 있는 NCT(현 국내 최정상 남성아이돌 그룹)의 영상을 보곤 했다. 그 중 정우를 가장 좋아한다"며 웃으면서 말하고 "2주일마다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한 번 볼 때면 너무 오래보면 안 되니까 30분 정도 봤을 때 `이제 그만 봐야 한다`고 의식돼서 아쉽지만 영상을 덮어두곤 했다"고 말했다. 

예쁜꼬마선충 키운 주석
 두 학생은 3년 동안 다양한 내·외부, 비교과 활동을 펼쳤는데, 그 중 주석이는 `예쁜꼬마선충`을 5개월 동안 키우면서 연구했다는, 고등학생 치고 이색적인 이력이 있다.
 예쁜꼬마선충은 길이 1mm로 세포의 분화과정을 밝히는 실험용으로 유명한 선형동물이다.
 주석이는 본인이 1학년 때 서울대학교에서 이 동물을 활용해 연구하는 모습을 접해 직접 키워봐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렇게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직접 예쁜꼬마선충을 구매해 5개월 동안 키우면서 연구했고, 그 과정에서 서울대학교 담당교수에게 연구한 점과 궁금한 점 등을 메일에 적어서 보냈는데 교수로부터 답장을 받았다. 이후에는 직접 학교로 초대도 받았고 주석이는 미리 서울대학교를 다녀왔다.
 주석이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계속 공부하다 보니 직접 키우고 싶었다. 강용환 화학선생님이 제가 2학년 때부터 하고 싶은 실험이나 연구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며 "예쁜꼬마선충도 구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마늘연구소에서 화학 실험한 신비
 신비는 (재)남해마늘연구소에서 실제 연구원들과 함께 실험한 이력이 눈에 띈다. 
 3학년에 들어선 신비는 학교의 연구를 벗어나 실제 실험과 연구를 하고 싶어 선생님과 논의를 거쳐 남해마늘연구소에 문의를 하게 됐고, 흔쾌히 허락을 얻어 친구 2명과 총 3명이서 남해마늘연구소에서 `항산화(산화가 진행되는 것을 억제하거나 완화함) 실험`, `총페놀함량 실험`, `흡광도 측정` 등 다양한 화학실험을 할 수 있었다. 
 신비는 "실제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정밀한 실험도구들과 기계들을 사용해 보니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궁금했던 부분들이 해소되고, 또 연구원 분들이 실험을 더 하고 싶다고 할 때마다 허락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사가 바라본 두 학생
 이렇듯 공부면 공부, 대외 활동이면 활동 등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 보이는 주석이와 신비인데 2년 동안 두 학생을 지도한 권정우 교사는 어떻게 평가할까? 
 권정우 교사는 "공부를 월등하게 잘하는 학생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데, 주석이와 신비는 교우관계도 정말 좋아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며 "또, 내신에만 도움이 되는 활동뿐만 아니라 예체능, 교내외 각종 행사와 체험, 프로그램 등 모든 부분에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언컨대, 두 학생은 서울대든 어디든 가도 절대 빠지지 않는 인재"라고 칭찬했다.
 이 말을 반증하듯 신비는 지난 9일 스포츠리그 피구 결승전에 출전해 왼손을 다쳐 깁스를 한 상태였다. 
 
뚜렷한 진로와 목표 그리고 꿈
 주석이와 신비는 고등학교 시절 진로와 꿈을 명확히 결정했다. 이러한 동기부여가 서울대 합격이라는 결과에 크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주석이는 "학사를 마치면 서울대학교 대학원 뇌인지과학과에 진학해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나중에는 뇌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원으로서 최종적으로는 뇌공학을 기반으로 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대해 중학생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다. 많은 고민을 했는데, 인간의 언행, 심리, 철학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뇌가 차지하는 부분이 정말 많고 중요한데, 인간은 아직 뇌에 대해 다 알지 못한다. 그래서 뇌를 연구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신비는 서울대를 합격했지만 원광대학교 의예과를 선택했다. 어렴풋이 의사가 되기보다는 의약개발에 더 관심이 있어 보인다.
 신비는 "중학교 2학년 때 과학 선생님이 수업을 너무 재밌게 하셔서 과학에 대한 흥미가 생겼고, 치료약을 만들고 싶었다"며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 의약품을 개발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 응용·생명화학부는 식물을 주로 소재로 해서 약품을 제조하는 공부를 한다"며 "의대 진학 선택은 의사도 좋지만, 그보다 의약품을 개발하는 의학연구원이 되기 위한 보다 안정적인 과정이라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신비는 "대학을 가면 그해 첫 NCT 콘서트를 꼭 보러 갈 것"이라며 하고 싶은 일을 전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두 학생은 "공부할 때는 몰랐는데 많은 분들이 축하를 보내주셨다. 지면을 빌려 감사드린다"며 "우리 학교가 대도시와 비교하면 교육환경이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에서 많은 정보와 체험, 외부 전문가 초빙 등을 열고 있다. 결과적으로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따라가면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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