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종수
부뚜막에 앉아
군불 집히던 날
사라진 옛 모습에
어머님을 그려 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구멍 난 양말을
꿔 매던 모습
닳아진 몸 배 바지
고무줄 넣던 날
아련한데
아직도 그 모습
눈동자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도
가랑비가 살금살금
옷소매를 적셔옵니다
어머님의 눈물 같습니다.
손 없는 날을 잡아
장을 담그고
양재기 빗물에
고무신을 씻던 모습
선명한데
지금도 그 모습
푸른 바다에 누어
흘러갑니다.
보일 듯 말 듯
새벽안개가
세상을 덮는데
어머님
어머님
목이 터져라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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