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난청
상태바
심한 난청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1.02 16:39
  • 호수 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25&월남전 참전 유공자 흔적 남기기 후기 | 노경민 창선고 2학년

 6·25 전쟁, 월남전쟁과 같은 이야기는 저 멀리 과거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역사책에서 나올 법한, 시험을 잘 보기 위해 달달 외우는 딱 그 정도의 거리에 있는 이야기 말이다. 
 남해유배문학관에 가자마자 들었던 이야기 "우크라이나처럼 힘이 약하면 당하는 거예요." 해설사님이 가장 먼저해주셨던 말이었다. 전쟁은 그런 것이라고 우리나라 역시 6월 25일 새벽 4시 하루 아침에 탱크를 끌고 내려오는 북한군에 의해 많은 희생을 치렀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리고 월남전으로 우리나라가 어떤 것들을 일구어냈는지 역시 설명해주셨다. 월남전에 참전한 대가로 받은 돈은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고, 미국은 우리나라 군의 현대화를 보장했다. 딱 여기까지였다. 교과서에서 본, 시험을 위해 달달 외운 이야기 말이다. 
 책으로만, 사진으로만 보던 참전유공자들의 이야기를 읽기 전까지는 나에게 남해유배문학관은  그저 `박물관`이었다. 하지만 그곳은 전쟁이라는 그 순간에 느낄 수 있는 것들을 가득 담은 도서관이었다. 
 "7명의 전우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나만 돌아왔어" "죽은 분대원들을 찾는 분대장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려요." "총에 맞아죽는 것보다 굶는 게 더 싫었어" 등 사연 중간 중간 아무런 이야기도 쓰이지 않은 구간도 있었는데, 그들의 옆에는 `심한 난청. 의사소통 불가`와 같은 말들이 적혀 있었다.
 내겐 앞의 사연들보다 심한 난청 네 글자가 더 가슴에 남았다.
 ※ 올해 5월부터 연재한 창선고등학교 학생들의 `6·25&월남전 참전 유공자 흔적 남기기 후기`는 이번 호를 끝으로 마칩니다. 생생한 후기와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담은 학생들과 자료를 제공해준 창선고등학교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