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 시인, 남해에 잘 차려진 인문학 한상을 건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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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태 시인, 남해에 잘 차려진 인문학 한상을 건네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01.06 10:36
  • 호수 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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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인문학』 출간기념회 열려
지난달 26일, 남해사람들과 책이야기 나눠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오인태 시인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오인태 시인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달 26일 남해에서 『밥상머리 인문학』 출판기념회를 가진 오인태 시인.
지난달 26일 남해에서 『밥상머리 인문학』 출판기념회를 가진 오인태 시인.

 시인 오인태(60)가 모처럼 남해를 찾았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에세이집 『밥상머리 인문학』(궁편책)을 들고서다. 
 지난해 12월 26일 남해도서관(관장 류지앵)에서는 `『밥상머리 인문학』의 저자인 오인태 시인과 책·이야기 나눔` 행사가 열렸다. 신간 『밥상머리 인문학』의 출판기념회를 겸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정현태 시인과 박대엽 사진작가를 비롯한 오인태 시인의 시를 사랑하는 남해사람들이 모여 `시인의 밥상과 사람의 품격`에 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밥상머리 인문학』에는 오 시인이 개다리소반에 차린 52가지 제철밥상을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마다 13가지씩 나누어 사진과 글로 정갈하게 담아냈다. 그 밥상머리에 앉아 말을 건네듯 긴 여운을 남기는 짤막한 에세이가 실린 책장을 넘기다 보면 몸과 마음이 절로 풍요로워지는 느낌이다. 
 "격식 차린 밥상, 품격 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흔치 않은 세상에 `밥상머리 인문학`이라는 제목을 달고 내보내는 이 책의 메시지는 나만의 강연 브랜드가 되다시피 한 `밥상 인문학`을 이루는 뼈대이자 속살이다. 상차림에 대한 정보 제공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이고, 밥상을 매개로 점점 퇴색해가는 공동체의식을 되돌아보며 그 공동체를 이루는 성원인 사람의 도리와 품격에 대해 짚어보고 싶었다."(p. 24)  
 고향이 경남 함양인 오인태 시인은 교육자다. 진주교대를 나와 25년간 초등교사로 재직해왔다.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되고 거창 아림신문사 편집국장을 지내다가 1991년 문예지 『녹두꽃』 3집으로 등단했다. 1994년 거창 웅양초등학교에 복직해 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육연구사, 연구관 등을 거쳐 지금은 하동 묵계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교사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시와 동시, 문학평론, 시사 글 등 다방면의 글쓰기 활동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에 들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이며, 부산·경남 젊은시인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시집 『그곳인들 바람불지 않겠나』 『혼자 먹는 밥』 『아버지의 집』 『슬쩍』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그가 밥상머리의 일상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2012년. 대선 기간 동안 정치 이야기만 해오다가 문득 정신이 들면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그는 자신이 `혼밥의 원조`라며 1998년 미조에 살면서 두 번째 시집 『혼자 먹는 밥』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바야흐로 `혼자 밥 먹는 시대`가 됐다"며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살자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 희망이라는 건 바로 우리가 밥을 같이 먹는 거고, 또 그건 삶을 같이 한다는 것이니까"라고 말했다.  

2015년 미조포구에 세워진 오인태 시인의 시비.
2015년 미조포구에 세워진 오인태 시인의 시비.

미조초 재직 인연, 시비 세워져 
 오인태 시인의 남해와의 인연은 1997년 미조초등학교에 부임하면서다. 2012년에는 남해교육지원청 장학사로 근무하며 남해얼 교육을 추진하기도 했다. 오 시인 본인이 "거창이 정치적 고향이라면 남해는 제 문학적 고향"이라고 말하듯, 이 시기에 문학적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미조항에 가면 2015년 `오 시인과 미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운 그의 시비가 있다. 시비에는 그의 시 「미조포구」가 새겨져 있다. 
 2부 정현태 시인과의 북토크 시간에는 오 시인이 이 책을 쓰게 된 깊은 연원, 어린 시절 체득한 밥상머리 교육에 관한 이야기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현태 시인은 오 시인이 "미조초등학교 재직 당시 아이들과 함께 연 등대축제가 미조 수산물 축제가 되고 그것이 다시 미조 멸치축제가 되었다"며 멸치축제와 관련된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북토크 중간에는 미조초등학교 재직 시절 제자인 김진실 전 남해청년센터 팀장이 오 시인의 시를 낭송했고 박대엽 사진작가는 미조에서의 오 시인과의 인연, 오 시인을 기려 시비를 세우게 된 이야기를 전했다. 
 행사를 마치고 오인태 시인과 `그의 시를 사랑하는 남해사람들`은 그의 `밥상머리 인문학`의 가르침대로 따뜻한 밥 한상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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