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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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 다녀와서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1.13 16:01
  • 호수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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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時調)로 읽는 남해군정(南海郡情)
서  관  호시조시인
서 관 호
시조시인

여수에 가는 이유 바달까 음식일까
아니야, 나는 아냐, 노래를 듣고 갔어
장범준 `여수 밤바다` 그 낭만에 취해서.
 
엑스포 보러 간다, 난리가 났었어도
꿈쩍도 않던 내가 총알로 내달았지
남해도 좋은 노래로 알릴 수는 없을까?
 
맛있는 음식에다 친절에 흠뻑 빠져
나온 배 받쳐 안고 볼 붉어 돌아왔네
터널이 뚫린 후에는 신발굽이 닳을 듯. 

 

 장범준의 `여수 밤바다`는 이렇게 시작된다.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 낭만을 가득 담은 가사에다 소곤소곤 귓속말 같은 선율로 전국 어느 곳에 있는 사람이든 그 영혼을 여수에다 데려다 놓는다. 
 한 글벗과 함께 여수에 갔다. 차를 출발하면서 `여수 밤바다`를 들려달라고 했다. 그리하여 여수 밤바다에 벌써 젖었다. 십년쯤 걸릴 남해~여수 해저터널을 통과하는 듯한 착각 속에 여수에 당도하였다. 
 해질녘의 `섬섬백리길` 정취에다 잘 가꿔놓은 도로변 경관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 남해도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식당이 붐비는 식사시간도 조금 피할 겸 밤바다가 되기를 기다리며 찻집에 앉았다. 미리 연락을 해둔 후배가 동석했다. `그렇게 오시라 해도 아니 오시더니 무슨 바람이 불었느냐?`고 물었다. `여수 밤바다` 노래를 듣고 실감하러 왔다고 했더니 `이 노래가 여수의 얼굴`이라며 공감하였다. 이윽고 조명이 들어온 바닷길을 거닐었다. 은은히 들려오는 `여수 밤바다` 노랫소리가 밤바다에 녹아들었다. 
 8시 무렵 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탁을 가득 채운 깔끔한 상차림에 우선 눈이 놀랐고, 한 가지 한 가지 맛보듯이 젓가락질을 하는 중에 어느덧 접시들은 비어갔고, 리필을 한 음식조차 접시바닥을 다 보고서야 일어섰다. 이렇게 많은 음식을 다 먹어치우다니, 이렇게 맛좋은 음식을 먹어보다니, 이렇게 한 끼 식사로 행복하다니!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뚫리면 남해에 관광객이 많아지기는커녕 남해의 부(富)를 여수에 다 갖다 바치겠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그날은 자꾸자꾸 다가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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