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 본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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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 본 행복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1.30 10:52
  • 호수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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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보고 먹고 즐기는 여행에 익숙한 나는 휴양이나 마음을 다스리는 여행은 꿈에서만 그릴뿐 실천해보지는 못했다. 독실한 신자들만 떠난다는 성지순례 또한 신심이 부족해 여유가 없었다. 
 어느 날, 좋아하는 스님의 권유로 부탄으로의 행복의 본질을 찾아보는 여행을 제안받았다. 한참을 망설였지만 스님과 동행 길에 올랐다. 태국과 인도까지 거치는 먼 여행길에 지쳐 버렸지만, 부탄공항을 나서며 바라본 푸른 하늘과 흰 구름에 눈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끼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도가 높은 부탄의 산은 높으나 황량하고 물은 푸르나 멈춤 없이 빠르게 흘렀다.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는 마주 오는 차들과 간신히 비켜가고 종종 보이는 사람들의 걸음과 행동은 바쁠 것 없이 느릿하고 여유로웠다. 도시 전체에서 커피 한 잔할 가게도 찾기 어렵고 술집은 전혀 없다고 하니 일행들은 무료함을 느낄 법도 했지만, 나는 스님과 차 한 잔 나누며 그들이 왜 세계 제일의 행복한 사람들인가를 찾으려 두 눈을 바삐 굴렸다.
 도착한 지 3~4일이 지나서야 비교하지 않고 경쟁하지 않으며, 여가를 종교에 열중하는 그들의 삶 속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할 수 있는 이유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비로소 내 마음에도 여유라는 것이 생겼다.
 여유를 찾을 수 있었던 부탄의 행복지수 순위가 100위에 가깝게 추락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다른 나라와 비교를 시작한 것이 큰 원인이라고 한다.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서 내가 가지지 못한 상대적 빈곤은 불행도 동반했다. 
 인간이 추구하는 절대적 가치라 행복. 설 연휴 찾아가는 귀향길이, 또 찾아오는 고향길이 내가 경험한 그날의 부탄처럼 비교와 질투 없이 행복하길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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