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열 씨, 남해한우 경매가 마의 2천만원선 뚫고 최고가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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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열 씨, 남해한우 경매가 마의 2천만원선 뚫고 최고가 경신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3.01.30 17:46
  • 호수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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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종전 경매가 최고금액 1900만원 넘어서
20년 이상 소 사육 "평소와 같이 키워…많은 분들에 감사"
친환경미생물 복합균 사료에 적용 "소의 소화흡수율 높아"
백년농장 농장주 이병열 씨가 소를 향해 웃으면서 짚을 건네고 있다.
백년농장 농장주 이병열 씨가 소를 향해 웃으면서 짚을 건네고 있다.

 보물섬남해한우가 한우 경매가 2천만원이라는 마의 기록을 넘어섰다. 영광의 주인공은 고현면 선원마을·오곡마을에서 백년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농장주 이병열(56) 씨. 남해축산업협동조합(조합장 최종열)에 따르면, 이병열 씨가 키운 거세우 1마리가 지난해 12월 20일 판매대금을 2030만3275원을 기록하며 보물섬남해한우 경매가 최고가를 달성했다. 판매된 거세우는 1++B등급을 받았으며 지육은 무려 625kg에 이르렀으며 단가는 3만1655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마블링이 가득차고 보통 큰 소가 아니었음을 뜻한다.
 이로써 이병열 씨는 종전 최고가였던 1900만원(2022년 9월 29일, 설천면 김창덕 씨 농장) 선을 넘어서 남해군을 비롯해 경남도 축산인들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이에 본지는 경매가격 기록갱신과 관련한 이야기, 한우사육비법, 한우산업의 방향성 등을 들어보고자 지난 12일 백년농장을 방문해 이병열 씨를 만났다.
 
마의 2천만원 돌파 소감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중첩되면서 한우 소비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각 농가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한우 물량을 풀었으며, 최근에는 설 연휴를 앞두고 한우 경매가  많았기 때문에 경매가격이 비교적 낮게 형성됐다. 이렇듯 높은 경매가격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병열 씨가 키운 거세우는 역사적인 기록을 쓰게 됐다.
 이병열 씨는 "제가 키우는 소가, 우리 백년농장에서 2천만원이 넘는 소가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특별히 그 소에게 무언가를 더 먹이거나 더 가꾸지 않고 다른 소들과 같이 평소처럼 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소는 우시장에서 영입한 송아지였는데, 유전자가 그리 뛰어나지 않았고 덩치만 다른 송아지보다 조금 컸다"며 "키우면서 살펴보니, 또래 소들보다는 잘 크긴 했는데 특출나게 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씨는 "잘 자라준 소에게 감사하고 소 키우기를 잘했다는 기쁨도 느꼈다"며 "또, 제 고향인 선원마을과 특히 오곡마을 주민들께서 축사를 지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이러한 경사가 찾아온 것 같다. 주민들에게 너무나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남해축산농가들이 모두 한우 사육 능력들이 탁월하시지만, 그나마 우리 농장이 차별화되는 점은 친환경미생물 복합균(EM)을 사료에 투입해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좋은 복합균 덕분에 소들의 소화흡수율 등이 높아지고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복합균을 제공해주는 남해군농업기술센터에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최근 눈여겨볼 기록은 지난해 11월 한우 경매시장에서 경매가 1~2등 모두 이병열 씨가 차지했다는 점이고, 종종 1500~1600만원 수준의 높은 경매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축산인이 되기까지 소와의 인연
 이병열 씨가 축산인으로서 이렇게 성공하기까지는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그는 "제가 어릴 적에는 집집마다 소 1~2마리씩은 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어릴 때부터 집에 소가 있었고 귀여워서 여물도 주고 하다 보니까 애착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곰곰이 생각하던 이 씨는 "제가 중학교 때인가 아버지가 소를 팔려고 했는데, 팔지 말아달라고 떼를 썼던 기억도 난다"며, "가족이나 친구, 지인 누구도 제게 `소가 돈이 된다`, `소를 키워보는 게 어떻겠나`라고 권한 사람은 없었다. 20대 중반에 들어서 집 헛간을 개조해서 키우던 소 4~5마리가 백년농장의 시작이었다"고 이야기를 펼쳐놨다.
 현재는 아들과 함께 370마리에 이르는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이 씨. 그는 지금보다 한창 젊은 시절인 20~40대까지는 농장일은 물론, 농사도 지으면서 쉬는 날에는 건설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덕분에 남해에서는 손가락 안에 드는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게 됐다.
 이 씨는 지금의 백년농장에 이르기까지 "한 마리씩 늘어가는 소들을 보면서 소 울음소리가 커지면서 농장을 가꿔가는 재미가 좋아서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보물섬남해한우 명성 높이겠다"
 이병열 씨는 높은 경매가와 관계없이 평소처럼 소들을 키워갈 계획을 밝혔다. 
 그는 "경매가를 얼마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거나 계획한 적은 없다. 그저 농장을 가꾸며 소를 돌보는 일이 즐거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씨는 "앞으로는 농장을 좀 더 깨끗하게 관리하고 축사 공간도 넓히고 효율적으로 활용해 소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동물복지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갈수록 남해한우의 농가와 사육두수가 줄어들고 있기에 중장기적으로는 농장을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병열 씨는 "이정도 규모로 농장을 가꿀 수 있기까지 축산인 선배들부터 주민들 농축협 등 축산인들에게 감사하다"며 "보물섬남해한우 명성을 더 높일 수 있도록 보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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