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겸 피아노·첼로 연주자, 앨범 내고 가르치고 공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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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겸 피아노·첼로 연주자, 앨범 내고 가르치고 공연도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01.30 18:03
  • 호수 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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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로 귀촌한 청년음악인 2 │ 다재다능 아티스트 권월

 재즈 피아니스트인가 했더니 첼로와 바이올린을 켜고, 작곡가인가 했더니 노래하는 음유시인이자 음악선생이다. 음악으로 할 줄 아는 게 참 많은 재간꾼인 권 월은 2021년 4월 남해를 찾아왔다.
 "고향은 인천이고 서울에서 음악활동하며 자취를 했어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 남해 한달살기 정보를 접했어요. 삭막하고 우울한 서울살이에 회의가 들었던지라 주저 없이 남해로 내려왔지요." 좋아하는 작곡과 연주도 돈을 벌기 위해 할 뿐이라며 공허함에 허우적대던 서울살이를 벗어나 찾은 남해는 그에게 구원과 위안처럼 다가왔다. 
 삼동면 유스타운에서 한달 동안 바다를 보며 지냈다. 곧이어 누군가의 소개로 `살러` 3기에 참여하고 계속 남해에서 살게 된다. 

2021년 남해로 귀촌한 다재다능한 청년음악인 권 월 씨.
2021년 남해로 귀촌한 다재다능한 청년음악인 권 월 씨.

몽환적 앨범 〈은모래해변에서〉
 음악가 권 월 씨는 영국 런던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재즈 피아노를 배우고 실용음악을 공부했다. 중학생 땐 만화나 캐릭터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는데 고2 시절 1년간 미국 오하이오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오고부터 음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특히 영화음악에 끌렸고 원래 꿈도 영화음악가였다고. "일본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OST를 담당했던 히사이시 조를 좋아해서 그 사람처럼 되고 싶었어요." 
 영국에서 돌아와선 전시음악을 주로 맡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윤동주기념관, 개인전 등 각종 전시회에 필요한 음악을 제작하거나 제공했다. 현실 속 음악인 권 월의 일상은 앨범(작업), 교육, 공연으로 이뤄졌다. 이 패턴의 일상은 남해에 와서도 계속된다.
 남해에서 한달살기 한 경험을 녹여 앨범 <삼동면>을 냈고 지난해 8월에는 앨범 <은모래해변에서>를 발매했다. 앨범 제목처럼 상주 은모래 해변에서 여름을 보내며 얻은 영감으로 작곡하고 연주한 곡들을 담았다. 그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피아노와 첼로 선율이 파도소리와 어우러져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음악인 권 월이 가장 원하는 목표는 앨범 활동으로 수익을 내서 생업을 이어가는 것이다. 앨범 작업은 그래서 그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교육 활동으로 그는 보물섬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직접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할 수 있게 지도하고 상주중학교와 미조초등학교에서 밴드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작곡 특강 원데이 클래스도 연다. 남해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수업했고, `남쪽바다`라는 중학생 연극팀에게 연극 삽입곡을 직접 작곡할 수 있도록 지도하기도 했다. 또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음악으로 담는 은모래 해변`수업도 진행했다. SNS를 보고 신청한 이들에게 해변을 걸으며 바다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곡을 만들고 아이폰으로 음원을 완성하는 과정을 지도한다. "작년까지는 이 수업을 통해 돈을 번다기보다는 아카이빙을 했어요." 올해부터는 이렇게 모은 사진과 비디오를 활용해 시스템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교육사업도 해볼 생각이다.

지난해 가을 남면 다랭이마을 삿갓배미 예술제에서 로맨틱뮤지크 일원으로 무대에 오른 권 월(맨 오른쪽).
지난해 가을 남면 다랭이마을 삿갓배미 예술제에서 로맨틱뮤지크 일원으로 무대에 오른 권 월(맨 오른쪽).

밴드 공연과 솔로 공연 병행
 공연은 주로 프로젝트 밴드 `로맨틱뮤지크`와 함께 한다. 정성아, 강선희, 김은성 씨가 남해에서 먼저 해오던 로맨틱뮤지크에서 권 월은 피아노를 주로 하고 첼로 연주도 담당한다. 지난해 여름부터 6~7회 공연을 했다고. 솔로 피아노 공연도 틈틈이 하고 있다. 슬렁슬렁마켓, 상주중학교, 팜프라촌 등에서 재즈나 영화음악 곡을 피아노로 들려줬다. 작년 추석 돌창고 공연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트로트도 그의 방식대로 편곡해 피아노와 첼로 연주를 했다. "비내리는 영동교, 나그네 설움 등 트로트 곡을 클래식처럼 편곡하고 저만의 색깔을 입혀 연주하니 기존에 없던 시도이기도 해서 신선하고 의미가 있었어요." 올해는 솔로 공연과 로맨틱뮤지크 공연을 병행하고 12월쯤 새 앨범도 낼 계획이다.
 남해에 와서도 앨범, 교육, 공연이라는 일상의 활동은 그대로이지만 그 활동에 담는 내용은 사뭇 달라졌다. 서울에서 살 때는 주로 우울과 맞닿아 있는 아련한 감성 같은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음악에 담아냈다면 이제는 초점이 바뀌어 더불어 사는 이야기, 공동체, 이웃 같은 것들이 더 중요해졌다. "서울에서 느끼지 못하던 소중한 감정들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남해의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왔지만 사람 때문에 남는달까요? 좀 거창하게 말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가로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지켜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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