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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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걷는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2.03 09:38
  • 호수 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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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지구상의 동물 중 두 발로 걷는 생명체는 손에 꼽을 만큼 몇 되지 않는다. 간혹 유인원이 두 발로 서고 걷기도 하지만 날개 달린 새 종류를 제외하면 인간이 유일할 것이다. 대부분 동물의 발은 걷는 것과 잡는 것을 같이하는 것에 비해 사람만이 다리로 걷고 손으로 물건을 다루거나 음식을 먹는다. 하지만 사람도 태어나서 바로 걷는 것은 아니다. 몸도 가누지 못하다가 엎어지고 손을 사용하여 기다가 서는 것을 배우고 난 후에도 제대로 걷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만약 부모나 주변의 가르침이 없다면 정글북의 모글리나 타잔처럼 네 발로 걸을지도 모를 일이다.
 걷는 것과 손의 사용이 자유로워지면 그때부터 많은 것들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이 자신을 이롭게 하는 움직임들로 채워지게 되는 것 같다.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는 것의 최종목표는 본인의 안위와 생활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기에 먹고사는 것이 풍족하여도 세상은 각박하게만 느껴지는 것 같다. 생선의 가시를 바르고 과일을 깎아주는 어머니의 손길이 유독 따스하게 느껴지는 건 본인이 아닌 오롯이 자식과 가족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옛날 백성의 무지를 고민하여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손과 조국의 독립을 외치던 유관순 열사의 태극기를 쥔 손이 지금까지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은 어머니의 손길처럼 그 혜택이 우리를 향하기 때문이리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희생하여 누군가를 돕거나 정의를 세우진 못할지라도 오로지 나를 위하여 움직이는 손을 하루 한번만이라도 오롯이 주변과 타인을 위해 사용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한결 여유로워지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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