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꿈길에서 다시 만난 봄 수채화로 물든 하길숙 작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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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꿈길에서 다시 만난 봄 수채화로 물든 하길숙 작가의 꿈
  • 김희준 기자
  • 승인 2023.03.10 09:43
  • 호수 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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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수채화가 하길숙 작가

고현면 선원마을에서 나고 자라 지금은 설천면에 자신의 터전과 작은 작업실을 가진 하길숙(설천면, 61) 작가, 그녀는 평생 소원해온 수채화를 느지막이 시작해 모든 열정을 쏟고 있다. 젊을 땐 소도 키웠고 농사도 지었다는 하 작가의 프로필은 서울국제아트쇼 최우수작가상, 제15회 대한민국 수채화대전 입선, 국제미술전람회 특선 등 수상 경력이 벌써 화려해 보인다. 잠잘 때 빼고 배움과 그림에 대한 생각뿐인 하길숙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다시 맞는 봄의 여정에서`가 열리고 있는 남해도서관 갤러리 `꿈길`에서 지난 6일 하 작가를 만났다.
<편집자주>

 

남해도서관 갤러리 꿈길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연 하길숙 작가.
남해도서관 갤러리 꿈길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연 하길숙 작가.

`다시 맞는 봄의 여정에서`란 전시회 제목은 무슨 의미인가요 = 시기적으로도 봄이고, 코로나19를 힘들게 헤쳐나온 우리에게 봄이란 여정이 다시, 또 새롭게 시작된다는 의미에서 지어봤어요. 이번 전시회에 제 작품들 중 봄 느낌이 나는 화사한 작품들을 선정해 전시하고 있어 제목과도 어울리네요.

본인의 수채화 작품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 전공자가 아닌 데다 어깨 너머로, 때때로 강의를 들으며 배운 그림이라 아직 `제 그림만의 색깔은 이것이다` 라 말하기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제 성격도 그렇고 가식없이 뽐내지 않는 그림을 그립니다. 전문가분은 `유화 느낌이 나는 수채화` 라고 말씀 하시긴 합니다.

작품 주제나 컨셉은 어떻게 정하시나요? =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을 주로 그려요. 순간의 한 장면을 포착해 그림을 그리면서 사물을 깊이 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꽃을 그릴 땐 꽃을 공부하고 들여다보는 식이죠. 이런 식으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사물의 그림자와 색깔의 변화를 알아가면서 세상이 더 예뻐진 것 같아요. 여행을 통해 영감을 얻기도 하는데, 작년엔 프랑스를 방문했어요. 어릴 때부터 동경해온 파리에 직접 갔을 때 정말 많은 감정을 느꼈어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작품 같았어요.

작업 중 느낀 어려움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 일순 영감이 떠올랐다고 해야 하나, 그럴 때 당장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힐 때가 있어요. 그런 순간엔 주변에 도와줄 분이 없다는 점이 답답하고 막막해요. 실력이 열정을 못 따라가서 그런건지…그렇게 고민해도 해결이 안돼서 맘에 안 들면 몇 번이고 그림을 엎고 다시 그리다 보니 요즘은 한 점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6개월씩 걸리기도 해요.

 

남해도서관이 운영하는 갤러리 `꿈길`에서 본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이런 기획이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 저는 초등학교에서 20여년 아이들의 급식 조리를 책임져왔어요. 그래서 일하며 그린 그림들을 학교 급식소에 걸었어요. 아이들이나 교직원들이 제 관람객이었죠. 물론 그것도 좋은 경험이었지만 남해도서관이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기회와 공간을 주는 것은 저 같이 경력이 적은 화가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더 많은 분들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어요.

갤러리 벽면에 하 작가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br>
갤러리 벽면에 하 작가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 내년에 퇴직하면 그림에 더 몰두할 수 있게 돼서 기대돼요.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서 나중엔 그리는 걸 재능기부도 하고 싶고, 이제는 가꿔 놓은 작은 정원과 돌담 아래서 소박하게 주변 분들과 차를 마시며 그림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하지만 가끔은 정원뿐만 아니라 온 마을을 프랑스 농촌처럼 꾸며 놓고 그림 그리는 상상도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저는 어릴 때 제가 그린 소나무 그림에 대한 미술선생님의 칭찬이 아직도 잊혀 지지 않아요. 그 선생님의 칭찬이 저를 평생 수채화만 바라보게 만들었거든요. 이제 내년이면 학교를 떠나지만, 아이들이 그림을 많이 보고 미술적인 감성이 서서히 스며드는 경험을 했으면 합니다.
 하길숙 작가의 작품들은 남해도서관 갤러리 꿈길에서 지난 3일부터 전시를 시작해 오는 2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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