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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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3.17 16:50
  • 호수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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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노력한 분들의 삶을 공경하기 시작한 것은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며 그분들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나 위인전을 읽으며 가족과 자신의 안위까지 포기하는 의지를 느낀 후에야 비로소 더욱 큰 존경심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존경의 마음은 시국이 편하거나 때때로는 삶이 무탈해서 잊고 살다가 3·1절이나 광복절 때면 억지춘향격의 심정으로 꺼내 보고 다시 넣어버리기를 되풀이하는 현실이다. 
 우리는 독도를 제 땅이라 심하게 우기거나 제국주의 망언이라도 터지는 날엔 불매운동도 하며 분노의 소리를 높이다가도 시간만 지나면 쉬이 잊어버리고 있다. 몇 년 전 급성장하는 우리의 반도체 시장을 견제한 불화수소 수출금지로 인한 순간의 분노와 애국심이 식어갈 무렵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웅`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한걸음에 극장으로 달려가고 싶었으나 생각만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님의 발자취였기에 혹여 다른 이에게 눈물을 보일까 하여 텔레비전으로 보기로 마음먹고 기다렸다. 개봉 두 어 달 지난 며칠 전 가족과 함께 만난 영화 속 그는 눈 덮인 벌판에서 단지를 거행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가족과 독립운동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자신의 안위도 사랑하는 가족도 모두 뒤로한 채 의로운 길을 걸어가는 그의 삶은 단순히 독립운동의 위대함만을 말하고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가족과 자신의 삶마저 놓아버린 선택의 위대함을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위기가 없는 지금의 우리는 좋은 게 좋은 거란 이도 저도 아닌 선택으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하나를 위한 둘의 포기를 이해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일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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