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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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한 채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3.17 17:16
  • 호수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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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時調)로 읽는 남해군정(南海郡情) │ 서관호 시조시인
서 관 호시조시인
서 관 호
시조시인

마흔 평 남짓하니 삼간집 다섯 채라
삼십년 굽은 육신 사지 쭉 뻗을 같소
전면은 개방하구려, 길손들도 들르게.
 
나무와 흙과 돌로 삼간집 지어 갖고
천수답 한 마지기 받아서 분가할 때
그것도 감지덕지던 그 날 어찌 잊으랴.
 
나라는 선진국에 내 집은 이층 양옥
이것이 웬 떡인가, 심봉사 눈을 뜬 듯
촌부의 살림살이가 이만하면 족하네.

 

 속담에`길가에 집짓기`란 말이 있다. 길가는 사람들의 온갖 참견을 다 들을 수밖에 없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이것은 어떤 좋은 일이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경우라서 참견을 참고하든 말든 그것은 집주인의 자유니까. 다만 조금만 시끄러울 뿐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약에 안 좋은 일이 외부로 노출될 경우 그것은`방앗간의 참새`격으로 뭇 사람들의 입놀림에 만신창이가 될 공산이 크다. 그것도 사실과는 다른 음해성 비난까지 덧붙여지기 일쑤이기도 하니까. 
 아무튼 길을 가다보면 새집을 짓는 것처럼 좋은 일이 있어서 참견도 하여보고 막걸리도 한 잔 얻어 마셔본다면 쉬어갈 만한데, 거슬리는 일이 있어서 말을 하고 싶어 입이 근지러울 때는 입을 닫으면 그 거슬림이 암만 오래 갈 것이고, 입을 벌리면 삼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한 마리 참새가 되어 물레방앗간의 곡식을 한 알 쪼아볼까 한다.  
 창선면 어느 마을을 지나다보면 선착장 길목에 폐가 한 채가 있다. 방치된 지 오래되어 매우 흉물스럽다. 물론 이것은 주인이 타지로 나갔거나 간에 여러 가지 연유가 있겠지만 그 어떤 경우라도 마을의 미관이나 우리 군의 경관에 지장물이 되는 것은 틀림이 없다. 
 일견컨대, 여기는 주거용 대지로서보다는 마을 공동시설이 알맞은 곳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것을 처리할 방안을 하나 제시해보려고 한다.
 내가 만약 군 공무원이라면 이곳 주변의 매립공사를 추진할 적에 이 건물의 철거를 조건부로 내걸거나 사업 범위에 포함시켜 지장물로 다루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것을 매수하여 정자의 건립, 또는 정자나무의 식재와 그 둘레에 둥근 벤치를 설치하는 방안 등 활용방안이 있을 터이다. 물론 화물차 등의 출입도 고려해야 하고, 주민이 난장에 줄줄이 앉아 있는 모습 등 고려할 바가 많을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첫째, 미관의 획기적 개선, 둘째, 삼각지 로터리 역할, 셋째, 주민의 쉼터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첫째, 주인이 방치한 연유가 무엇인지, 둘째, 이 땅이 건축허가가 날 수 있는 면적이 되는지, 셋째, 더 좋은 곳으로의 환지를 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면 주인과 마을의 이해가 금방 조정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차제에 하고 싶은 말은 앞에서도 일부 언급했듯이 이러한 일은 군에서 발 벗고 나서야 하는데, 입으로만 관광이니 개발이니 하면서 될 일도 브레이크 거는 폐습만 남아있지, 일을 찾아서 하는 발전적이고도 진취적인 마인드는 아예 없는 건지 의문스럽다. 또한, 군내 각 마을이나 인근 몇 마을이 동반 개발되어야 할 일거리들을 찾아서 우선순위를 매겨서 추진하는 방안, 즉 마을별 발전과제의 컨설팅이 필요해 보인다. 사람이 사는데 있어서 국가나 지방의 백년대계를 위한 사업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현장 일이 더 시급하고, 이를 돌보는 공무원이 돋보기를 쓰고 알뜰히 챙겨야할 실질적인 사업이자 주민복지임을 곡진히 권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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