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 海川 빈종수
내 눈을 의심하는 개천
얼음장 내려앉는 소리
홍매화 가지에 봄을 달았다
목덜미를 잡고 있는 겨울
나른한 몸 이끌고
가늠이 안 되는 오후
울부짖는 꽃망울이
나뭇가지를 흔든다
찬 공기 밀어내고
국화향기 가둔 방
붓 끝에 한 송이 홍매화 피면
붓꼬리 잡고 신들린 듯
춤을 춘다
청국장 내 음 머금고
터질 듯 휘어진 가지
립스틱 울린 홍매화
꽃마다 짙은 향을 꼬리치며 날린다
잠든 꽃송이 옆 걸터앉은
재잘 그린 참새들
그림자도 놀라 붉은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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