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心 봄에 느끼는 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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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心 봄에 느끼는 감회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4.03 14:30
  • 호수 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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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초대석 │ 우송 정수원(愚松 鄭秀元)
우송 정 수 원愚松 鄭秀元
우송 정 수 원
愚松 鄭秀元

黎明運行貨車圃
동틀 무렵 트럭 타고 밭으로 올라가니
凌駕前途解事猫
눈치 빠른 들고양이 갈 길을 앞지르고
白鷺飛上含螺澤
연못엔 백로가 고둥 입에 물고 날아오르네
雉嬌聲喧春興濃
봄기운 가득하니 장끼 소리 창공을 가른다

花田蝶翼春風吹
유채 꽃밭 나비의 날개 짓에 봄바람 일고
天涯蛤雲流江津
하늘가 조각구름 강진만 수면에 흐르네
飮味泉水拭津液
흐르는 땀 닦으며 맑은 샘물 마셔본다
何貪慾名空人生
짧은 인생, 탐욕과 명예가 다 무엇인고?


癸卯年 初春 吟鵑巢農場
2023.3.26. 뻐꾸기둥지농장에서 읊다


 註) 이른 봄날 해가 찬연히 솟아오를 때 소형트럭을 타고 쉼터이자 일터로 향한다.
 오동마을 밭에 다다르니 어느새 나타났는지 낯익은 들고양이가 잽싸게 앞을 질러 올라간다.
 늘 갖다 주던 맛있는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아뿔싸, 오늘은 고기를 준비하지 못하여 미안함을 고했다. 연못으로 다가가니 백로 두 마리가 고둥을 입에 물고 급하게 날아 오른다. 연못엔 우렁이가 많이 서식하여 이를 잡아 강된장을 만들어 먹었는데, 백로들이 이고둥을 발견한 이후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완연한 봄이 되니 숲속의 새소리가 왁자지껄한데, 특히 짝짓기 철에 장끼의 교성은 창공을 가른다.

 갓 피어난 유채 꽃밭에서 사뿐사뿐 날아다니는 나비의 날개 짓에 가녀린 봄바람이 일렁이고 동쪽 하늘가 조개구름은 강진만의 수면 위로 유유히 젖어든다. 고추를 심기 위해 쇠스랑질을 했더니 흘러내리는 땀을 허리에 찬 수건으로 닦으면서, 개울에 흐르는 시원한 샘물을 한 바가지 떠서 마시노라니 그 청량감은 말로 형언할 수 없겠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 부와 명예가 무엇인가? 
 탐욕을 비우고 대자유와 즐거움으로 채워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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