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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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보면서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4.06 17:45
  • 호수 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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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여행 │ 김종도 수필가
김  종  도수필가
김 종 도
수필가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보면서 지난 세월을 같이 한 내가 어쩌면 모든 사람들의 표준이 아닐까 하는 착각 속에서 살아온 것 같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제 잘난 맛에 산다` 하면 틀린 말인가? 특히 공직생활을 하고 그 자리에서 제법 높은 직위까지 경험한 사람이면 타인의 배려를 잊어버리고 당시의 그 감정을 지속하려고 하는 이유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퇴임 후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더 더욱 그러하다. 누가 뭐라고 하는지 모르면서,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체 하면서 보다 나은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때로는 존재가치를 과시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모두 아니기에 참 다행이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자기 얼굴은 잘 관리한다. 그런데 자기 몸 전체를 보지 못한다. 더군다나 자기의 마음은 저혀 고려하지 않고 매무새만 신경 쓴다. 목욕탕에서 몸무게는 측정해 보지만 키와 균형 잡힌 신체의 이상 유무는 모른다. 
 엊그제 병원에 입원 전 신체검사를 하면서 키를 측정하였는데 무려 5㎝나 작았다. 제법 키가 큰 줄 알았는데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은 너무나 작았고 초라해 있었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했을까 생각하니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젊었을 때의 내 모습이 아니고 보잘 것 없는 한 촌로(村老)였다. 그 후부터 나는 큰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과 마음을 다스리고 타인을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아니 못 생기고 쭈그러진 모습이 자꾸 미안하고 부끄럽다. 
 앞으로 얼마를 어떻게 살아야 나의 참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 너무나 많은 험난한 고비가 기다리고 있는 줄 알아야 하고, 또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는 배워야 한다. 그리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멋진 인생이어야 할 것인데 자꾸 고민만 쌓여간다. 
 제 잘난 맛에 살려면 그에 맞는 행위를 해야 한다. 문제는 자기가 제일이라는 착각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정신적으로 공해를 준다는 것이다. 원래 "착각은 자유다"라는 말이 있지만 자기 자신을 정확히 파악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다. 뭐 돈 좀 많다고, 글 잘 쓰고 말 잘 한다고, 남에게 없는 쥐꼬리만한 직위(감투)를 자기 개인 것인 양 재주를 부리면서 팔불출(八不出)보다 못한 거부감을 가져서는 안될 것이다. 내일에 후회하지 않는 참인간이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기에 살기가 어렵다고 한다. "멋대로 살면 그만이다"라는 또 다른 오만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큰 거울에 비친 자기의 참모습을 보면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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