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 海川 빈 종 수
모란이 피고
동백이 져도
국화향기 머물다간 그 자리
메우지 못해
사랑만 두고
휑하니
이별만 혼자 떠난 다
세월아
슬픔아
가냘픈 정(情)만 두고
서성이다
숨어버린 안개 속
어느 날
우리 집 호위무사 메리
준비 없이 왔다가
준비 없이 가는
좋아한 죄 뿐인데
보내야 하는 이별이란?
모든 게 저리고
영혼마저 슬픈지...,
종종 발걸음
폴 폴 하얀 먼지 날리며
너를 보낸다
※ 메리: 13년간 키우던 반려견(셰퍼드)으로 아주 영리하고 온갖 정을 듬뿍 담고 있던 개의 죽음을 애도하고 이별을 맞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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