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존경받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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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존경받는 세상을 꿈꿉니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4.10 16:41
  • 호수 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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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 유공자 아버지 국립산청호국원 안장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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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삼동면 은점 출신 향우
김정은 삼동면 은점 출신 향우.
김정은 삼동면 은점 출신 향우

 그동안 남해추모누리공원에 모신 유골함을 어제(3월 11일) 국립산청호국원에 안장식을 하고 모셨습니다. 
 산청호국원에서는 참 감동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환대해 주셔서 그동안 받은 설움이 한순간에 씻겨서 일부 보상받은 느낌이었죠. 
 지난 2004년 5월 28일 당시만 해도 삼천포화장장에서 서럽게 화장하고 남해추모누리공원에 유골함을 모실 때도 국가유공자란 단어도 생경했는데, 세상이 이렇게 바뀌어서 아버지를 누가 국립산청호국원에 모실 줄 꿈에라도 생각했겠습니까? 
 6·25한국전쟁 기간 동안 아버지는 당신 이름 석자도 못 쓰는 문맹으로 만 48개월이란 긴 시간을 한 푼의 보상 없이 복무하셨습니다.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는 배우고 배경있는 청년들은  군대를 기피하는 분위기였죠. 그리고 돌아가실 때까지 지팡이에 의지하며 그 어떤 복지혜택도 거부하며 꿋꿋하게 살다가셨습니다.
 4년 전 어느 신문에 난 미국 참전용사의 글을 보며 가슴 뭉클한 적이 우리 현실과 비교되어 인상에 남은 적이 있습니다.

김정은 향우의 아버지 김상건(오른쪽) 씨 부부의 사진이다.
김정은 향우의 아버지 김상건(오른쪽) 씨 부부의 사진이다.

 6·25 참전용사인 헤즈키아 퍼킨스씨는 지난주 90세의 나이로 요양원에서 숨졌는데, 지인(知人)도 많지 않고 그의 딸조차 건강상 문제로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되자 요양원 측은 소셜미디어에 사연과 함께 "주민 여러분이 함께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그러자 다음 날 미 전역에서 고인과 아무 인연이 없는 수천 명이 장례식장으로 달려와 추모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수많은 퇴역 군인들이 제복을 차려입고 운구 행렬을 지켜보고 지역 음악가들이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하며 노병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습니다. 
 퍼킨스씨의 장례식은 미국의 힘이 막강한 군대뿐 아니라 이러한 군과 군인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과 성원에서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지요. 

 선진국일수록 군인을 존중하고 제복을 입었던 사람들을 예우한다고 하네요.
 아버지. 그래도 우리 대한민국은 아버지 같은 많은 분들의 희생 속에서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 세계가 부러워하는 국가로 변해가고 있지요. 남해군에서는 국가 참전유공자 미망인 수당도 지급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일이지요.
 그런데 딱 2% 부족한 게 어느 누구도 남해추모누리공원에서 국립산청호국원까지 오직 가족 외는 관심이 없으며, 남겨진 미망인이 겪는 애로사항은 온전히 가족들의 몫입니다.
 밀린 공원관리비를 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제도를 생각하며 더 좋은 나라를 생각해 봅니다.
 인구절벽과 텅 빈 농촌을 생각하며 온갖 구호와 나타난 생색만 내세우며 "고향으로 돌아오라"라고 외쳐보지만 작은 관심과 촘촘하게 챙기는 행정이 없다면 저처럼 고향을 떠난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고향에 돌아올 정이 없지 않을까요?
 남해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들께 응원을 보내며 다시 한번 세밀한 행정을 기대해 봅니다.
 아버지, 국립산청호국원이 보여준 따뜻한 환대를 기억하며 늘 나라와 이웃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늘 편안히 지켜보소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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