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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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이야기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4.28 16:06
  • 호수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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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여행 │ 김종도 수필가
김  종  도수필가
김 종 도
수필가

 이 세상에는 `바보`들이 참 많다. 돈도 못 벌고, 마누라한테 매일 구박(驅迫) 받아 제 구실도 못하는 남자, 인물도 남들보다 못 생겨 항상 바보란 칭호를 받는 남녀들, 말도 잘 할 줄 모르고 글도 잘 못 쓰는 사람들, 애국가도 부를 줄 모르고 태극기도 못 그리면서 유식(有識)한 채 하는 사람들, 일본이나 미국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사랑이 뭔지도,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 행복을 찾아다니는 사람, 어떻게 해야 건강한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어느 날 이 바보들이 모여 협회(단체)를 만들고 전국적인 조직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전국바보연합(이하 전바연)`이다. 회장도 선출하고 정관도 만들어 제법 그럴싸한 조직이 되었다. 바보 같은 회장이 바보 같은 짓만 하는가 했더니 정부에 `바보수당`을 달라는 청원을 했다. 
 때마침 선거철이라 표를 의식한 또 다른 바보 같은 정치인이 요구를 받아들이고, 전국구 의석 하나를 약속했다. 다행히 그 당이 다수당이 되어 회장은 바보의원이 됐다. 그런데 바보의원은 바보가 아니라는 이유로 `전바연`에서 축출되었다. 이제 회장할 사람이 없다. 협회가 와해(瓦解)된 듯했지만 존재했고 여러 가지 일들을 계속하였다. 
 바보들은 굼틀 재주가 있는가? 어느 한 바보가 주택복금 1등에 당선되어 회원들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었고, 또 한 바보는 돈이 엄청 많이 든 지갑을 주워 똑같이 갈라 먹었다. 경찰서에 잡혀갔다. 무엇이 잘못인지 모르는 바보를 처벌할 규정이 없어 방면(放免)되었다. 역시 바보는 바보다워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바보가 없어졌다. 바보가 없어지니 나라가 시끄럽다. 똑똑한 놈들 세상이 되니 서로가 똑똑하다고 야단이다. 
 차라리 바보들의 세상이 훨씬 낫다고 하소연해 보지만 세월은 되돌릴 수 없고, 바보 같은 생각만 자꾸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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