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 쏙, 쏙!` 재미만점 영양만점, 쏙 잡기 체험마을로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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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 쏙, 쏙!` 재미만점 영양만점, 쏙 잡기 체험마을로 유명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05.02 10:57
  • 호수 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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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탐구생활 9 │ 삼동면 전도마을
반달 모양으로 펼쳐진 전도마을 전경.
반달 모양으로 펼쳐진 전도마을 전경.

 삼동면 전도마을은 쏙 잡기 체험으로 유명한 남해군 대표 어촌체험휴양마을이다. 지난해만 해도 4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내방객 1만2천명이 다녀갔고 체험장 매출로만 1억87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쏙은 가재와 비슷하게 생겼다. 된장을 풀면 갯벌의 쏙이 `쏙!` 하고 나와서 쏙이라고 부른다고. 새우나 바닷가재와 비슷한 맛으로 튀겨 먹거나 국물을 내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쏙은 우리 어릴 때만 해도 바지락 해충으로 인식됐는데 이제는 우리 마을의 가장 큰 소득원이 됐습니다." 박동종 전도어촌특화발전위원회영어조합법인 대표이자 쏙체험장 운영위원장의 말이다. 바지락 잡기는 물때에 따라 되는 날과 안 되는 날이 있는데 쏙은 조금이나 한 물때를 제외하고 거의 다 된다. 또 튀기면 껍질이 연해 관광객에게 인기 만점인 먹거리가 된단다. 
 20~30년 전만 해도 돔 주낙 미끼로나 쓰고 귀한 바지락을 해치는 쏙을 없애려고 소를 끌고 쟁기로 갈아 제초제를 뿌리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동네 `애물단지`이던 쏙이 이제 마을을 살리는 효자 어자원이 됐다. 

취재일 만난 전도마을 주민들. 하덕수 이장(뒷줄 맨 왼쪽), 김길두 개발위원장(뒷줄 맨 오른쪽), 박동종 체험장 운영위원장(앞줄 왼쪽 두 번째), 박동원 새마을지도자(앞줄 맨 오른쪽).
취재일 만난 전도마을 주민들. 하덕수 이장(뒷줄 맨 왼쪽), 김길두 개발위원장(뒷줄 맨 오른쪽), 박동종 체험장 운영위원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 박동원 새마을지도자(앞줄 맨 오른쪽).

"주민 모두가 쏙 잡기 달인"
 금송마을을 지나면 왼편에 반달모양으로 전도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혹자는 학의 머리를 닮았다고도 말한다. 이 마을은 옛날엔 작은 섬이었으나, 간척공사로 육지가 되었고 이 간척지를 염전으로 사용하여 소금을 생산했다. `덴섬`이라 불렸던 전도마을은 소금 생산으로 돈이 많아 `돈섬`이라고 불린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체험장을 하기 전에는 바지락이 마을의 주 소득원이었어요. 1980년대에는 장부상으로 5천만원의 수익을 올린 적도 있어요. 그때만 해도 바지락을 대부분 일본에 수출했는데 전도 바지락을 기준으로 바지락 가격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지요." 이후 금송 선창과 방파제가 생기고 조류가 바뀌면서 바지락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1년에 1천만원 정도 매출을 올리기도 힘들었다. "바지락은 주민 고령화로 이제 잡거나 팔 사람이 없어서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체험마을 사업으로 전환하게 된 거지요."  박동종 운영위원장의 말이다.
 10여 년 전부터 개인에게 갯벌을 임대해 쏙과 바지락 채취 체험을 시작했고 2016년부터는 마을 어촌계가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도어촌체험마을이 이 쏙잡기 체험으로 2016년 해양수산부 공모 6차산업화 시범마을에 선정됐다. 공모사업 지원금으로 전도마을 어촌계에서 전도갯벌체험장을 지었다. 전도마을 어촌계 회원들이 고령화되면서 현재는 `전도어촌특화발전위원회영어조합법인`이라는 별도의 조합법인을 설립해 박동종 위원장을 주축으로 13명의 조합원이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도마을 갯벌체험장 모습. 물이 빠지면 쏙과 조개잡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전도마을 갯벌체험장 모습. 물이 빠지면 쏙과 조개잡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돔 미끼로 쏙을 채취하다 보니 마을 주민 대부분이 쏙 잡기 달인이에요. 체험장에는 현재 비조합원까지 15명 정도가 교육과 체험 도우미로 일하고 있지요." 박 위원장의 말처럼 마을주민이 직접 나서 체험객들에게 쉽게 쏙을 낚아주거나 쏙 잡는 법을 가르쳐줄 수 있다. 주민들은 쏙 체험철이 되면 4개조로 나누어 체험객들을 모아놓고 열심히 설명해주고 시범을 보인다. "쏙은 갯벌에 난 구멍에 붓을 넣고 살살 놀리면 쏙이 따라 올라와요. 이때 손으로 다리를 딱 잡고 쏙을 빼 올려야 하죠." 붓을 너무 세게 흔들면 쏙이 도망가서 적당한 붓놀림이 관건이다. 생활 속에서 오랜 쏙잡기 숙련을 거친 마을주민들이 그래서 전도마을의 소중한 자원이자 강점이라고 한다. 체험장을 운영해서 얻은 소득은 함께 일한 주민들에게 인건비로 40%가 돌아가고 나머지는 운영경비와 마을 기금으로 쓰인다. 작년에는 조합원들이 베트남 4박5일 여행도 다녀왔다. 또 지난 4년간 마을기금으로 낸 돈이 1억3천만원이라니 갯벌체험장은 마을 효자사업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개인에게 갯벌을 임대해서 사업하는 이웃 마을들에 비해 전도마을은 마을 자체에서 운영한다. 쏙잡기 교육부터 갯벌 보존까지 좀더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수입을 보장하는 만큼 개인 일보다 체험장 일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요. 봉사도 1~2년이지 마을 일이라고 무조건 나서진 않아요. 조합원들이 조를 짜서 돌아가며 체험장 일을 합니다." 또 체험객이 서툴러 쏙을 제대로 못 잡으면 주민들이 보충해주므로 체험객 만족도가 아주 높은 편이라고. 잡은 쏙은 체험장에 마련된 식당에서 튀겨준다. 
 또 중요한 사실 하나. 쏙이 아무리 개체수가 많은 천연자원이라고는 하나 함부로 남획하면 언젠가는 멸종될 수도 있을 터. 그래서 산란기에는 수입을 포기하고 5월부터 체험장을 열기로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4월 중순부터 쏙체험장을 열었는데, 가만 보니 쏙이 알을 배고 있더군요. 사실 4월 한 보름 먼저 시작하면 천몇백만원 더 벌 수 있어요. 문의는 쇄도하고 있지만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산란기에는 체험을 멈추고 5월부터 열려고 합니다. 그게 체험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마을 안쪽으로 향하는 아름드리나무 가로수길. 이곳 600평에 꽃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마을 안쪽으로 향하는 아름드리나무 가로수길. 이곳 600평에 꽃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농촌체험휴양마을 일번지 될 터"
 갯벌체험장 외에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마을공동 액젓공장이 전도마을의 또 다른 소득원이 되고 있다. 800리터 통 167개 규모다. 또 장수마을 사업비로 10여 년 전에 설립돼 마을 경비와 1만원의 저렴한 월회비로 24시간 운영되는 찜질방은 전도마을 주민들의 휴식처다. 
 "전도마을은 전통 어촌마을에서 6차산업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전환하며 변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하덕수 삼동면 전도마을 이장의 말이다. 어촌마을이던 전도마을은 주민들이 작은 배를 타고 방(죽방렴)도 하고 개불, 낙지, 돔 등을 잡았다. 주민들이 노령화되고 어장 환경이 바뀌면서 고기가 안 잡히니 배를 많이 팔았고 이제는 갯벌체험장이 주 수입원이지만 하덕수 이장은 쏙 체험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체험센터 공간 활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체험장 3층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자 한다. 3층 카페 운영을 위해 주민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 초에 파도막이를 새롭게 설치한 바닷가 600평 규모의 국유지에는 꽃을 심고 오색 바람개비를 설치하려고 한다. 마을 안쪽으로 향하는 아름드리나무 가로수길과 어우러져 바다와 꽃밭과 나무가 어우러진 새로운 관광명소를 조성하려는 계획이다.
 쏙잡이 체험을 필두로 관광객이 머물고 갈 수 있는 전도마을의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돼 독일마을과 함께 삼동면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거듭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김수연 시민기자 nhsd@daum.net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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