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시설 등 자립기반 갖춰 농촌체험마을로 각광
상태바
태양광 시설 등 자립기반 갖춰 농촌체험마을로 각광
  • 김수연 시민기자
  • 승인 2023.05.19 10:22
  • 호수 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을탐구생활 10 │ 서면 회룡마을

 `도롱굴` 회룡마을이 서면을 대표하는 농촌체험휴양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6~7년 전 도산권역사업으로 폐교된 중현초등학교를 재생해 조성한 중현힐링센터를 중심으로 월 100~150명 정도로 가족단위 여행객과 학생단체 체험 방문이 늘면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회룡마을에는 300년 넘은 모과나무, 말채나무, 느티나무가 마을 보호수처럼 자리하고 있어 마을의 유구한 역사를 말없이 들려준다. 또 민물낚시가 가능한 회룡저수지, 등산로 숲길에 있어 물소리를 들으며 산책할 수 있는 도롱골 계곡, 층층나무숲, 노을이 아름다워 바다야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도롱골 전망대, 큰 돌들이 밭을 이뤄 장관인 큰돌빼기 등 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또 회룡마을의 대표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가족단위의 힐링과 감성여행, 남해로컬 공정여행을 표방하며 팜파티와 같이하는 우리가족 페스티벌, 가족 티볼대회, 미니골프, 생태순환 쏙 갯벌체험, 재활용 체험, 실생목 황금유자 체험 등이 있다. 
 "코로나 유행 때 우리 체험마을은 정부로부터 오히려 지원비를 못 받았어요. 사람들이 더 많이 찾고 매출이 늘어서이지요." 이정만 현 회룡이장이자 중현힐링센터 위원장의 말이다.
 회룡농촌체험마을은 지난해에만 1만 명이 넘는 체험·휴양 관광객이 다녀갔으며 매출은 1억 원 넘게 올렸다. 올해도 5월까지 5천 명가량이 이곳을 방문한다고. 이렇게 올린 수익 중 20%는 적립, 20%는 권역사업에 참여하는 4개 마을(회룡, 중현, 도산, 현촌)에 배당, 나머지는 인건비 등 운영비로 쓰인다고 한다.
 이종길 회룡마을 개발위원장은 "사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얼마 안 돼요. 하지만 인구가 점점 줄어가고 있는 적막한 마을에 활기를 주는 게 사실입니다. 어딜 가서 아이들 웃음소리를 듣겠습니까"라고 말한다.

회룡농촌체험마을 건물 `중현힐링센터` 전경. 내부에 숙박, 공유주방, 세미나실, 사무실 등이 있다.
회룡농촌체험마을 건물 `중현힐링센터` 전경. 내부에 숙박, 공유주방, 세미나실, 사무실 등이 있다.

젊은 귀촌인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다
 회룡농촌체험마을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된 것은 김미정 회룡농촌체험마을 사무장과 그의 남편 김동일 바래협동조합 이사장의 열정과 아이디어, 실행력 덕분이기도 하다. 이들이 체험마을의 실무를 담당하고 사업을 기획하고 관리를 담당한다. 올해로 4년차가 된 김미정 사무장은 사업 기획부터 방문객 프로그램 진행, 시설물 관리까지 모두 담당하는 전천후 능력자다. 무엇보다 자기보다 훨씬 연장자인 마을 어른들과 마음 맞춰 사업을 진행하고 끊임없이 재밌고 마을에 도움이 되는 일을 기획하는 데 열정적이다. 

(앞줄 왼쪽부터) 회룡마을 사람들. 이종길 회룡마을 개발위원장, 이정만 이장, 신한철 개발위원.
(앞줄 왼쪽부터) 회룡마을 사람들. 이종길 회룡마을 개발위원장, 이정만 이장, 신한철 개발위원.

 이런 열정과 부지런함과 아이디어 덕분에 이곳 중현힐링센터는 여행객들이 한번 오면 다시 찾는, 남들에게 가르쳐주기 싫은 `나만의 핫플레이스`로 조용히 입소문을 타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별스런 홍보 없이도 꾸준히 방문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김미정 사무장은 이외에도 40~50대 여성들을 위한 여행 힐링 프로그램 `집 나가는 언니들`을 진행해볼 계획이라고 귀띔한다. "남해의 조용하고 여유로운 자연풍광에 젖어들어 충분히 쉬고 산책하고 즐길 수 있는 일정을 만들어봤어요. 아무것도 안 하고 해주는 밥 먹고 영화 보고 와인 수업 듣고 사진 찍고 직접 내린 커피 마시며 쉬는 거지요." 당장 귀가 솔깃해지는 제안이다. 

지난 5월 8일 제1회 회룡마을 미니골프 동아리 친선대회가 열렸다. 미니골프 동아리에는현재 마을주민만 19명이 참여한다
지난 5월 8일 제1회 회룡마을 미니골프 동아리 친선대회가 열렸다. 미니골프 동아리에는
현재 마을주민만 19명이 참여한다

 폐타이어와 폐 소방호스를 재활용해 조성한 친환경 미니골프장은 체험마을 방문객뿐 아니라 마을주민들에게도 인기다. 이제는 회룡마을 주민들 19명이 동아리를 만들어 금요일마다 미니골프를 즐긴다. 김동일 씨는 "토요일에는 농산물 경매가 없어요. 그래서 금요일만큼은 어르신들도 일손을 잠시 놓고 운동 삼아 모처럼 여유롭게 골프를 즐깁니다. 실력도 일취월장했지요." 그리고 지난 8일에는 제1회 회룡마을 미니골프 친선대회를 중현힐링센터 미니골프장에서 갖기도 했다. 
 이정만 이장은 "두 사람이 있어서 정말 든든합니다. 이런 젊은 사람들이 두세 명만 더 있어 열심히 해준다면 마을이 제대로 살아날 겁니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린다.  

주민의 의지로 자립마을 만든다
 회룡마을은 망운산 옥녀봉과 시루봉 자락에 위치해 양쪽의 산세가 여러 겹으로 마을을 둘러싼 형태로 마치 용이 꿈틀대며 마을을 휘감아 도는 형상이라 하여 `도롱굴`로 불렸다고 한다. 그러다 1937년 행정구역 변경으로 중현마을과 분리되면서 `도롱굴`의 한자어인 `회룡`이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
 주민들의 주 수입원은 농업으로 벼와 함께 보리, 밀, 콩, 고구마, 메밀 등 기타작물을 주로 심어왔으며 지금은 마늘, 시금치, 단호박 등 특작물을 주 소득원으로 하고 있다. 특산물로는 향기와 맛이 일품인 실생목 유자단지가 유명하다. 또 1970년대에는 백합 양식이 흥했다. 
 그러다 주변 지역에 공단이 들어서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회룡마을도 그 여파를 정면으로 맞아야 했다.
 "1970~80년대만 해도 우리 마을과 접한 광양만은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할 만큼 낚싯대를 드리웠다 하면 고기가 줄줄이 잡히고 갯벌이 좋으니 질 좋은 백합이 많이 나서 일본에 수출할 정도였지요. 그런데 여천공단이 들어서면서 오염이 되고 또 물길이 바뀌면서 산란이 안 되고 고기가 못 오게 됐지요." 신한철 전 회룡이장의 말이다. 이 때문에 이정만 이장은 현재 광양만권 어업피해 대책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정만 이장은 "그렇다고 과거에만 연연해 불평만 하거나 정부나 군에서 지원해주기만 바라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 마을은 우리가 살리고 발전시켜야죠. 우리 마을 개발위원들과 주민들의 숙제입니다"라고 강조한다. 

마을주민들이 직접 부지를 매입하고 시설비를 들여 마련한 태양광 패널 시설. 이곳에서 연간 70킬로와트 전기를 생산해 2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직접 부지를 매입하고 시설비를 들여 마련한 태양광 패널 시설. 이곳에서 연간 70킬로와트 전기를 생산해 2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회룡마을은 중현힐링센터를 거점으로 운영하는 농촌체험마을과 함께 농산물 집하장, 태양광 발전시설을 마을에서 직접 매입하거나 자부담을 들여 설치해 자립마을의 기반을 탄탄하게 갖춰가고 있다. 부지 400평을 동유지로 매입해 태양광 시설을 하고 연간 70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한다. 토지 매입비 100%, 태양광 시설비 50%를 주민들이 십시일반해서 마련했다. 여기서 얻는 수익이 1년에 2천만 원가량 되니, 5년 후에는 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하고 10년 뒤면 마을기금을 2억원 정도 조성해 다음 마을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회룡마을은 3천 평가량 되는 편백나무숲 동유림에 군 지원비를 받아 관광객과 주민을 위한 화장실, 산책 데크, 야자나무 매트 등 시설 조성을 6월부터 착수할 계획이다. 이 편백나무 숲을 농촌체험마을 프로그램과 연계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풍경과 농촌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즐기게 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이정만 이장은 "마을개발위원들을 위시해 마을주민들의 의지와 협조가 없으면 어려운 일이지요. 그만큼 마을 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의지가 높습니다"라고 말한다.
 
 김수연 시민기자 nhsd@daum.net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b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